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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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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해고’ 트위터, 직원 재고용에 혈안…후폭풍 의식했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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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해고한 직원들을 복귀시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직원 절반을 단숨에 해고한 데 따른 후폭풍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트위터는 현재 일자리를 잃은 수십 명의 직원들에게 손을 내밀어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며 "일부 직원들은 실수로 해고되었다"고 밝혔다.

해고된 나머지 직원들은 머스크가 구상하는 새로운 기능들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핵심 인력이었다는 사실을 경영진이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직원들의 복귀 요청은 해고 과정이 얼마나 서두르고 혼란스러웠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기존 경영진과 이사진 전원을 해고했다. 또 지난 4일에는 전체 직원 7500명 중 절반인 3700명을 사전 통보 없이 해고했다.

해고된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이메일 등 회사 전산시스템 접근권이 즉각 차단됐다. 해고된 인원 중 980여명은 본사 직원으로 알려졌고 한국지사를 포함한 세계 각지 트위터 사무실에서는 정리해고된 직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처럼 제대로 된 사전통보 없이 직원들이 해고 당하자 남아 있는 직원들이 익명 게시판에서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제 매체 인사이더는 6일(현지시간) 직장인들의 익명 리뷰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서 머스크에 대한 악평이 넘쳐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트위터 직원은 "잔인한 의사결정권자가 (트위터라는) 배의 키를 잡았다"며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비상 근무는 신이 난다"고 비꼬았다.

다른 직원은 "인정이 있고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직장 문화가 완벽하고 빠르게 파괴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위터가 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예고하는 메시지를 보냈던 날에는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까지는 회사가 좋았다"는 글이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한 소프트웨어 선임 개발자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회사가 직원들을 "노동 로봇"으로 취급한다고 비판한 뒤 "24시간 내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잠자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트위터는 혼돈에 빠졌다. 머스크 자존심은 화성만 한데 본인이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글도 블라인드에 게재됐다.

트위터

▲트위터 본사(사진=AFP/연합)

머스크는 해고를 단행한 지난 4일 "회사가 하루에 400만 달러(56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으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해고된 직원 전원에겐 3개월치 급여가 제공됐는데 이는 법으로 요구되는 것보다 50% 많다"고 트윗을 통해 설명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머스크가 얼마나 나쁜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예고한 새로운 기능 구축과 관련해서도 인력 부족 등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은 트위터가 월 7.99달러로 사용자 계정이 진짜임을 인증해주는 ‘트위터 블루’ 기능을 사용자들의 반발로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연기시킨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는 데 있어서 빠르게 움직이도록 재촉하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이를 위해 사무실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머스크가 바라는 기능 개선이 제 때 이뤄지기 힘든 여건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트위터는 트위터 블루에 이어 광고 수 감소, ‘긴 비디오 첨부’ 기능을 첨부하고 댓글, 인용, 검색 기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첫 일주일간 보여준 행보에 대해 "머스크는 경영 전문가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쏟아냈던 많은 금언을 무시했다"고 촌평했다. 회사를 인수할 경우 첫 90일 동안 직원들을 만나 소통하고 회사 제품 개선 방안을 고민하는 기존 CEO들의 행동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한편, 트위터에 이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대규모 감원 단행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메타는 이르면 9일부터 메타가 대규모 해고를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감원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메타 18년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감원이라고 설명했다. 9월 기준, 메타의 전체 직원 수는 8만 7000명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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