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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대출 금리 인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를 넘어섰고 앞으로 8%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기업대출의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도 높은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최종 금리를 연 3.5% 수준으로 내다본 만큼 가계와 기업들은 ‘이자 공포’에 시름을 하고 있다.
13일 각 은행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금리는 4.89∼7% 수준을 보였다. 지난달 말 주담대 고정 금리는 이미 7%를 넘어서면서 고공행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최고 6.918%로 7%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달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빅스텝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선반영한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랐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전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3%로 높이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주담대 금리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여 연내 8%대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은이 고물가·고환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등에 대응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기준금리를 연 3.5% 수준으로 예상하고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기준금리 연 3.5%는 현재 기준금리 연 3%보다 0.5%포인트 더 높은 수준으로, 11월 추가 빅스텝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와 함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이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높이면 이 또한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자극해 대출 금리 인상을 부추긴다. 당장 은행연합회는 오는 17일 지난달 코픽스를 공시하는데, 코픽스가 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 금리 인상이 곧바로 이뤄질 전망이다.
가계뿐 아니라 기업도 시름을 하고 있다. 기업대출의 경우 일반적으로 가계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지만 지난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 수준보다 높아지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주춤한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 잔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날 한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1155조5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9조4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9월 기준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후 가장 크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이 늘었고,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43조1000억원으로 1조8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빅스텝으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이 12조200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추가 빅스텝이 이뤄질 경우 이자 부담은 배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금융기관의 리스크로 나타날 수 있다"며 "지금의 고금리 상황에서는 기업의 독자생존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자금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