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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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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냄새' 민감한 헤지펀드, 美 경기침체 전망 놓고 '갑론을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29 11:21

헤지펀드 전설들의 美 경제전망

"내년 심각한 침체" VS "강력한 순풍"

USA-SEC/BANKS-RECORDS

▲미 월가(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헤지펀드 거물들이 미 경제전망을 두고 서로 엇갈리는 전망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설적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내년말까지 경착륙이 발생해 심각한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의 초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을 이끄는 켄 그리핀 설립자 또한 침체 가능성을 예고했지만 미국 경제에 강력한 순풍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등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러켄밀러는 이날 CNBC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2023년 말까지 하드 랜딩(경착륙) 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전망"이라며 "내년에 침체가 없다면 당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침체 타이밍은 모르지만 내년 말까지는 확실하다"며 "매우 나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러켄밀러는 지난 10년 동안 30조 달러 규모의 이례적인 양적 완화(QE)와 제로(0) 금리가 자산 거품을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모든 요인들이 강세장을 이끌었는데 지금 이 요인들은 멈췄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드러켄밀러는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오랜 기간 동안 공짜 돈이 생기면 나쁜 버릇이 발생한다. 연준은 자신뿐만 아니라 미국, 국민들을 나쁜 포지션으로 몰아넣었다"며 연준이 오래 전부터 통화완화 정책을 중단했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와 수요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터무니없는 이론을 제시한 것은 연준의 실수라며 "실수를 했으면 인정을 했었어야 하는데 연준은 1200억 달러의 국채를 사들였다. 이에 따른 파장은 오래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경제는 과거에 비해 레버리지가 없었고 자산 거품기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인플레이션 대응이 1980년대에 비해 더 까다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드러켄밀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준금리가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지 불분명하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를 중단할 가능성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켄 그리핀 시타델 설립자도 경제를 큰 폭으로 둔화시키지 않으며서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침체를 예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침체는 있을 것"이라며 "관건은 침체가 발생할 시기와 강도"라고 했다. 이어 "내년 말까지 경착륙 가능성이 있을까?"라고 반문한 뒤 "매우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타델은 침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핀은 그러나 미국 경제에 순풍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일 사람들이 출근해 일을 하기 때문에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력하다"며 "오히려 올해 4분기에는 실질적인 임금 성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항공권, 전자제품 등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어 경제 전반에 강력한 순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앞으로 크게 틀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미국 상황은 다소 더 나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거물들은 연준이 긴축정책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핀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다시 고정시키기 위해 금리인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고 드러켄밀러는 "연준이 일을 끝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투자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리핀은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60:40으로 두는 전형적인 포트폴리오가 어느 시점보다 오늘날이 가장 낫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에너지 관련주를 두고 "2022년 동안 믿을 수 없는 궤적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드러켄밀러는 당뇨,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LLY) 주식을 두고 롱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경우 암호화폐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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