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오세영

claudia@ekn.kr

오세영기자 기사모음




에너지값 역대급 폭등?…정부, 10월 전기·가스·열 요금 동반 추가 인상 본격 논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29 15:36
clip20220829140035

▲한 주택가 계량기.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정부가 오는 10월 전기와 도시가스, 열 요금을 줄줄이 추가 인상하는 방안 논의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전기·가스·열 요금 동반 추가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역대급 에너지 가격 폭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전기 요금은 4·7월 두 차례, 도시가스 요금은 4·5·7월 세 차례, 열 요금은 4·7월 두 차례 각각 올랐는데 10월부터 시작하는 4분기를 앞두고 또 다시 전체적인 인상안이 논의되는 것이다.

에너지 가격의 10월 동시 추가 인상론이 나오는 것은 연료가 되는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최고치를 찍으면서 한국전력공사 적자와 한국가스공사 미수금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한전의 연간 적자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스공사의 미수금도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논의되는 수준의 인상분으로는 공사들의 적자와 미수금 행렬을 해소하기 역부족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세도 가파른 만큼 국민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29일 정부와 에너지업계 등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10월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기로 하고 기획재정부와 인상 수위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전기 요금과 열 요금도 오를 예정이라 물가 상승 압박이 더 커질 전망이다.

올해 전기 요금과 가스요금, 열 요금은 이미 몇 차례 인상됐다.

올해 들어 전기요금은 두 차례 올랐다. 지난 4월 전기요금의 일부인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이 1㎾h당 총 6.9원(기준연료비 4.9원+기후환경비 2.0원) 오른데 이어 지난달부터 또 다른 전기요금 항목인 연료비 조정단가가 연간 조정 상한 폭인 ㎾h당 5원 한꺼번에 올랐다.

10월에는 이미 기준연료비 ㎾h당 4.9원 추가 인상이 계획돼있다. 4인 가구 기준 약 1500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에 더해 10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추가로 올리는 방안 관련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연료비가 최근 급등하고 있는데다 한전의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현재 전력을 발전사로부터 사오는 가격이 전기를 소비자에 판매하는 가격의 두 배 가까워 전기를 팔 수록 손해 보는 사업구조를 안고 있다.

한전이 10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추가로 올리려면 연간 조정 상한 폭(±5원)을 확대해야 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지난달에는 연료비 조정요금이 인상된 것이고 오는 10월에는 4월처럼 기준연료비가 오르는 것이다.

원래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폭은 직전 분기 대비 1kWh당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이었는데 한전이 지난 6월 제도를 개편하면서 1년치 최대 인상 폭인 5원까지 올리기로 한 것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올해 정상단가 인상으로 두 차례 올랐다. 도시가스 요금은 발전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단가인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 및 투자보수를 합한 ‘도소매 공급비’로 구성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말 정산단가를 올해만 세 차례 올리기로 확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이미 지난 5월 메가줄(MJ·가스사용 열량단위) 0원에서 1.23원으로, 7월 1.23원에서 1.90원으로 올랐다. 10월에는 1.90원에서 2.3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산업부는 앞서 지난 7월 정산단가를 올릴 때 기준원료비도 함께 인상했다. 당시 도시가스 요금 총 인상 폭은 MJ당 1.1원이었다. 정산단가 MJ당 0.67원과 기준원료비 MJ당 0.44원이 각각 오른 결과다.

10월 정산단가와 함께 또다시 연료비에 연동되는 기준원료비 인상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4인 가구 기준 월 최소 약 800원씩 요금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열 요금도 연료비와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따라 올해 들어 지금까지 두 번 올랐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4월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따라 총괄원가 기준 2.35%(사용요금 기준 2.68%) 인상했다. 총 요금 기준으로 인상률은 지난달 9.81%에 이어 오는 10월 1일부터는 7.18% 오를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열요금은 도시가스 민수용 요금조정(평균 7.3%)에 따른 인상요인과 지난해 연료비 정산분 일부와 고정비 인상분을 합쳐 1Mcal당 7.51원으로 결정됐다. 오는 10월에는 1Mcal당 6.11원의 연료비 정산분이 반영된다.

전기와 도시가스, 열 요금이 한번에 오르는 데에는 ‘연료비 급등’이라는 영향 때문이다. 에너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갈수록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달 LNG 현물 수입가격은 1t당 1034.75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7.7%나 뛰어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인 올해 1월(1138.14원) 수준에 가까워졌다.

대체재인 전력용 연료탄(호주 뉴캐슬산) 가격도 뛰어오르고 있다. LNG 가격 부담에 석탄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전력용 연료탄(호주 뉴캐슬산) 가격은 지난 26일 기준 1t당 443.51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3.8% 오르면서 지난 19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일주일만에 갈아치웠다.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가스요금 인상을 압박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9일 원/달러 환율은 1350.4원으로 마감돼 지난해 말보다 13.6%나 올랐다. 이날 종가는 2009년 4월 28일(1356.80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claudia@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