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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97형 올레드 에보’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최근 TV시장 수요 절벽을 돌파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전략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80형이 넘는 초대형 TV를 잇달아 시장에 선보이며 어려움 속에서도 견조한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TV시장은 지난해까지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로 TV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음달 2일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초대형 TV 제품군을 앞세울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전시에서 89형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와 네오 QLED TV 89형 제품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89형 마이크로 LED TV는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100형 이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초소형 LED 소자를 회로 기판에 박아 만든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는 성질로 명암 표현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원리와 흡사하다.
기존 삼성전자 110형 마이크로 LED TV는 1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의미 있는 판매량을 기록하진 못했다. 업계는 마이크로 LED 제품군이 더욱 시장성을 갖추는 시작으로 89형 신제품 출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가 보편적인 판매에 이르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라며 "가격이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된다면 판매량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독보적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경쟁력을 더 강화한다. 세계 최대 OLED TV인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을 처음 공개한다. 신제품은 올해 4분기 최대 성수기를 겨냥해 출시된다. 기존 77형·83형·88형 등으로 이뤄진 대형 제품군에 97형을 추가했다. 70형이 넘는 제품군은 지난해 7개 모델에서 올해 10개까지 확대된다. 40형대 소형 제품군과 함께 90형대에 이르는 OLED TV 풀라인업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올레드 TV 가운데 가장 큰 97형 올레드 에보를 앞세워 고객에게 차별화된 초대형 시청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제품에는 LG전자가 10년 가까이 축적해온 화질과 음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5세대 인공지능(AI) 알파9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5세대 AI 알파9 프로세서는 △ 노이즈를 줄이고 해상도를 높이는 업스케일링 △ 고대비(HDR) 및 색 표현력을 높여주는 화질처리기술 △ 2채널 음원을 가상 7.1.2채널 입체음향으로 변환하는 음향처리기술 등을 탑재했다.
신제품은 시청 거리가 먼 초대형 TV를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도 탑재했다. AI 리모컨뿐만 아니라 본체에도 음성인식 마이크를 탑재해 먼 거리에서도 음성만으로 조작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리모컨에 터치하면 스마트폰 영상이 TV 화면에서 재생된다. 또 멀티뷰 기능을 활용하면 초대형 TV 화면을 나눠 스마트폰 화면과 TV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밖에 LG전자는 올레드 TV를 필두로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인 ‘LG QNED’ 초대형 라인업도 키운다. 86형 및 75형 LG QNED는 지난해 5개 모델에서 올해 연말까지 10개로 늘어난다.
국내 업계가 초대형 TV에 집중하는 이유는 전체 시장이 침체하는 상황에도 대형 제품 수요가 견조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TV 출하량은 총 435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9.0%, 직전 분기 대비 11.3% 줄었다. 2007년 2분기 이후 60개 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70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 예상 규모는 1490만대로 전망된다. 지난 2020년 이후 연평균 17%에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와 OLED를 막론하고 올해 TV 판매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분위기"라며 "대형 수요가 견조하고 연말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예정된 터라 일시적인 수요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