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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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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태양광 모듈 설 자리 더 줄어드나…탄소인증제 ‘무용지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16 16:32

탄소인증제 1등급 모듈과 중국산 무등급 모듈 전력판매가격 차이 나지 않아



"국산 탄소인증제 모듈 사용한 사업자 상대적 차별 받은 것"



모듈업계선 "탄소인증제 국산 태양광 산업 보호 위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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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모듈의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국산 태양광 모듈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탄소인증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태양광 전력판매 수단인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이 올해 상반기에 미달 사태를 빚으면서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탄소인증제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사라진 것이다.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미달 상황에선 탄소 인증을 받은 제품이나 안 받은 제품이나 낙찰 가능성에서 차이가 없다.

탄소인증제는 제조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적게 하는 제품으로 인증을 받은 태양광 모듈을 사용하는 사업자에게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때 가점을 부여, 낙찰 가능성을 높여주는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는 사실상 국산 모듈 산업 보호방안으로 받아들여졌다. 값싼 가격 경쟁력을 무기 삼아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산 모듈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라는 것이다.

□ 탄소인증제 배점 표 (단위:kgCO2/kw)

구간(등급)탄소인증제
배점(점수)탄소배출량(kgCO2/kw)
115670 이하
210670 초과~730 이하
35730 초과~830 이하
41830 초과
자료: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결과 입찰 참여자 미달로 국산과 중국산 모듈 사용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이 입찰 자격만 갖추면 모두 낙찰됐다. 낙찰자 결정 과정에서 탄소인증 국산 모듈 사용 태양광 사업자에 가점을 부여해 낙찰 가능성을 높여주려던 탄소인증제가 무력화한 것이다.

또 탄소 인증 등급을 받은 국산 모듈 사용 태양광 사업자와 무등급 중국산 모듈 사용 태양광 사업자의 전력의 판매가격에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탄소인증을 받기 위해 제조과정에서 투자를 많이 한 국산 모듈 사용 태양광 발전 사업자가 탄소인증을 받지 않은 중국산 모듈 사용 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주현 솔라트레이드 대표는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에서 국산 탄소인증제 등급 모듈을 사용한 사업자와 무등급 중국산 모듈을 사용한 사업자 간 낙찰 가격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국산 모듈을 사용한 사업자가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경우도 있다"며 "국산 탄소인증제 모듈을 사용한 사업자가 상대적인 차별을 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RPS 고정가격계약은 전력거래소와 발전공기업 등 발전사들이 20년 장기 계약을 맺고 태양광 전력을 사주는 계약이다.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낙찰 결과에 따르면 탄소인증제 모듈을 사용한 사업자들이 참여한 신규 시장의 낙찰 평균가격은 1MWh당 15만5255원이었다. 탄소인증제 모듈을 사용하지 않은 사업자들이 참여한 기존 시장의 낙찰 평균가격은 1MWh당 15만7378원이었다. 기존 시장의 낙찰가격이 신규 시장보다 오히려 1.3%(2123원) 높았다.

중국산 무등급 모듈을 사용한 사업자들이 탄소인증제 모듈을 사용한 사업자들보다 RPS 고정가격계약에서 평균적으로 높은 낙찰 가격을 받은 것이다.

이번 RPS 고정가격계약은 입찰 경쟁률이 0.69대 1로 미달되면서 탄소인증제 가점이 의미가 전혀 없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탄소인증제 1등급 모듈은 중국산 모듈과 비교할 때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 배점 100점 만점 중 15점을 더 부여받는다.

RPS 고정가격계약이 아닌 현물시장 거래에서도 탄소인증제 1등급 모듈 사용 태양광 발전 전력의 판매가격은 무등급 모듈 생산 태양광 전력보다 더 높지 않다. 현물시장에서는 탄소인증제 모듈을 사용한 사업자에게 어떠한 혜택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산 탄소인증제 1등급 모듈 가격은 W당 600원으로 중국산 무등급 모듈 가격 W당 약 400원보다 50%(200원)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탄소인증 모듈의 제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결국 탄소인증 모듈 사용 태양광 발전 전력은 탄소 인증 무등급 모듈 사용 태양광 발전 전력보다 50% 더 비싸게 팔 수 있어야 하는데 전력 판매가격에 차이가 없어지면서 오히려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국산 태양광 탄소인증제 1등급 모듈이 중국산 무등급 모듈보다 전력을 많이 생산, 성능면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에서는 탄소인증제는 국산 태양광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주장한다.

올해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이 미달된 건 현물시장 가격이 크게 올라나서 나타난 효과로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국내에서 국산 태양광 모듈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로 파악됐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산 태양광 모듈 점유율은 지난 2019년 78.4%에서 지난 2020년 64.2%로 18.1%(14.2%포인트) 떨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태양광 모듈업계 관계자는 "탄소인증제가 없다면 지금 국내에 진출한 태양광 모듈 업체들이 대부분 사업을 접게 될 것"이라며 "국내 태양광 산업 보호를 위해 탄소인증제는 반드시 필요하고 그 실효성도 제대로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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