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06일(화)



영끌족, 금리 인상·집값 하락·거래절벽 ‘삼중고’에 ‘진퇴양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10 14:43

팔자니 손절매 리스크 vs. 보유하려니 금리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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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서울 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30대 직장인 정 모씨는 2년 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받아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를 구입했다.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월 상환액이 18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불어났다. 정 씨는 "어떻게든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해서 대출을 받았는데 매월 200만원씩 갚아가려니 버거운 게 사실"이라며 "설상가상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고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예고도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금리 인상에 집값 하락, 거래절벽 현상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매수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7월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0% 인상)에 이어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데다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어 이들이 주택 매도냐 보유냐를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2년 전 저금리 시기에 주택 매수에 나섰던 영끌족들이 최근 불어난 이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3%일 때 30년 만기로 3억원을 빌렸다고 가정하면 월 이자는 약 126만원이다. 하지만 최근 주담대 금리는 5%대로 올랐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 금리를 5%로 올리면 월 161만원씩 상환해야 한다. 매월 이자 부담이 35만원 상당 늘어나는 것이다.

대다수 영끌족들이 주담대와 더불어 부족한 자금을 신용대출로 융통한 점을 감안하면 월 이자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은행권에서는 현재 2.25%인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대로 오르면 월 상환액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집값은 하락하고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영끌족들은 매도와 보유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매도를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계약까지 이어지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금리 인상기에 대출 규제도 강화된 탓에 매수자를 찾기 힘들어서다.



서울 강서구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수할 의지가 있었던 사람은 이미 다 샀기 때문에 지금은 매수자가 없을 수밖에 없다"며 "요즘 같은 집값 하락 국면에 선뜻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무주택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4일 발표한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07% 하락했다. 10주 연속 하락세다. 서울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해 2030 영끌족이 매입에 적극 나섰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경우 0.16%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이달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환을 80%로 완화했지만 매수세 증가 효과는 미미하다.

서울 노원구의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당장 매수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며 "LTV 완화에도 거래절벽 상황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입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2014건이었고 이 중 30대 이하 연령대의 매매 건수는 총 499건으로 전체의 24.8%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4240건) 가운데 30대 이하 연령대의 매매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40.7%(1724건)였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30대 이하 젊은 층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으나 1년 만에 그 비중이 20%대로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으로 당분간은 영끌 매수자들의 고민은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가 인상 추이에 접어들었고 영끌 자체가 금리를 활용한 수요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주변 시세가 조정을 받게 되면 영끌 매수자들이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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