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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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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공공기관 혁신 공기업 반응…"공공서비스 저하 불가피...실효성 의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31 16:10

기재부, 인력·경비·복지 등 '비용 줄이기'에 초점
업계 "부채누적은 정부 책임...규제 완화가 우선"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가운데)이 7월 2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서 예고한 대로 ‘공공기관 혁신’ 실천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지난 29일 내놓았다.

그러나, 공공기관과 전문가 그룹에선 혁신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윤정부의 ‘혁신 카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은 △공공기관의 생산성 제고 △공공기관의 관리체계 개편 △민간과 공공기관의 협력강화 등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3대 축’ 중 첫 번째인 ‘공공기관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세부 방안이다. 조직·인력·경비·자산·복지 등 불필요한 비용 발생요인을 두루 감축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학계와 업계에서는 공공기관 혁신 자체는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가이드라인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 대다수의 지적이다.

민간 기업분석연구소인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지난 정부 때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공공기관 정규직 수가 크게 늘었다"며 "인건비는 고정비용이라 일단 증가시켜 놓으면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기업의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정부의 공공기관 조직·정원 감축 방침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에 다른 쪽에선 이번 가이드라인이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수박 겉핥기식 처방이라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정부에 의해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한국전력 등 에너지·자원 공기업과 한국철도(코레일) 등 공공기관의 적자가 증가한 것은 각 기업의 방만경영 때문이라기보다 정부의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적자이므로 정부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공공기관 생산성 제고의 열쇠라는 것이다.

온기운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과)는 "공공기관 경영혁신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혁신안 발표는 과거 새정부 출범 때마다 해오던 보여주기식 발표로 실효성이 크지 않은 ‘언발에 오줌누기’식 정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온 교수는 "올해 30조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한전의 경우, 이 영업손실의 90% 이상은 이전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정책과 시장경제원리를 무시한 전기요금 규제 등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온 교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과거 ‘4대강 사업’으로 경영난을 겪었고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열요금 규제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에서 보듯이 공공기관 경영악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은 요금규제 등 정부의 정책"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전 그룹사와 함께 ‘재무위험기관’ 낙인이 찍힌 한국철도의 노조 역시 철도 공공기관 생산성 제고의 해법은 따로 있다는 반응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 관계자는 "정원 감축은 현장의 인력부족과 안전사고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며 "철도에서 대형사고는 절약한 인건비보다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기획재정부는 ‘유사·중복기능 통폐합’을 강조했는데 코레일과 SR간 통합이야말로 기재부가 원하는 맞춤형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초 SRT 탈선사고 때 SR이 아닌 코레일이 현장점검을 벌인 것에서 보듯이 코레일과 SR의 분리가 경쟁을 통한 효율보다는 기능·조직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과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는 만큼 정부가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를 원한다면 코레일과 SR을 통합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이라는 것이다.

SOC 외에 서비스 분야에서도 공공기관 재정악화의 가장 큰 책임이 정부 규제 자체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마업계 종사자는 "마사회는 지난 2년간 신규 채용 없이 직원 자연감소만 있었는데도 약 90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는 코로나 사태로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던 기간에 로또·토토·경륜·경정 등 경쟁업종 중 유일하게 경마만 온라인 발매가 금지돼 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며 이러한 규제정책에 변화가 없는 한 인력감축, 자산매각 등의 재무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정부에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참여했던 한 대학 교수는 "현재 전체 350개 공공기관의 1년 예산은 총 792조원, 전체 부채는 583조원인데 정부가 추진 중인 올해 하반기 업무추진비 등 예산 삭감 규모는 총 7000억원에 불과하다"며 "에너지정책, 철도정책, 공공요금 규제정책 등 정부의 정책 변화 없이 정원이나 예산 감축 등으로는 공공기관 재정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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