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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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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RE100, 한국 기업에 新무역장벽 안되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19 10:00

김성훈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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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 실장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의 자발적 선언인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한국 기업에게도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수출상품인 반도체도 한국 기업들이 2040년까지 RE100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RE100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해 수출이 30% 감소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국내 연구기관 보고서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대응과 ESG경영확대, EU·미국 탄소국경세의 도입 등 환경규제 강화로 글로벌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더욱이 우리보다 먼저 글로벌 RE100에 참여중인 구글·애플·BMW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공급망 기업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함에 따라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특성상, 국내기업의 RE100 참여는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 되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파고를 넘기 위해 ‘한국형 RE100(K-RE100)’ 제도를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부터 도입·운영 중에 있다. 제도 도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RE100에 참여 중인 국내 기업수는 가파르게 증가하여 올 6월 현재 19개 사로 세계 4위의 가입 기업수를 달성 중에 있다. 한국형 RE100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참여 기업 수는 총 118개이며, 기업유형별로 대기업 41개, 중견·중소기업 46개, 공공기관 및 기타 31개로, 대기업 외에도 중견·중소기업의 RE100참여도 확산 중에 있다.

이렇게 한국형 RE100제도 도입으로 국내기업의 RE100참여가 가속화되고 참여주체도 다양화 하는 등 국내 기업의 RE100 참여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속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제약요인도 많다.

먼저,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총 3만6360GWh, 전체 전력생산의 6.3%로 수준으로 주요 OECD회원국 중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현재 상황에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는 해외 주요국 대비 기업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낮은 반면, RE100이행비용은 미국의 4배 가까이 되는 등 매우 높은 편에 속해,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기업 입장에서 RE100이행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가중될 수 있다.

셋째로, 최근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전력구매계약(PPA)이 도입되는 등 우리의 전력시장도 과거와 달리 점차 유연하고, 시장 중심형으로 변화 중에 있는 점은 고무적이나, 아직은 독점적 시장 구조로 해외 주요국 대비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옵션들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넘고 우리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RE100 이행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한 선제적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현재 빠르게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RE100을 이행해 나갈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보급을 지속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며,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경쟁 입찰 등 시장기능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원가(LCOE)를 낮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RE100 이행비용에 대한 금융·세제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 한국형 RE100 이행 시 금리를 최대 0.3% 우대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NH농협은행 친환경 우대론)이 출시된 바 있으나, 이러한 금융상품들이 시중은행으로 더욱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기업이 편리하게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PPA 거래모델 확대·전력중개 활성화·민간 중심의 전력 비즈니스 모델 확대 등 유연한 전력시장으로의 변화가 중요하다. 다양한 전력구매 옵션 제공으로 기업은 더욱 편리하고 저렴하게 재생에너지 전기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이 RE100이행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향상 등을 통해 중장기 비용절감을 종합적으로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통합적인 제도운영과 실행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RE100과 함께 EP100(사업장에서 에너지효율을 30%이상 개선), EV100(사업장 내에서 전기차만 운행)등 자발적 참여제도의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기업의 중장기 탄소중립 달성을 지원해 나가는 일도 소홀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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