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안효건

hg3to8@ekn.kr

안효건기자 기사모음




뺏느냐 뺏기느냐...내전 기미 민주 ‘친문 vs 친명’ 관전 포인트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03 15:15
PYH2022051304670001300_P4

▲더불어민주당 후보 시절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왼쪽)과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부상한 친명계와 기존 주류였던 친문계 사이 신경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무연고 텃밭’ 출마했던 이재명 의원이 지선 참패의 직격타를 맞은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승리로 대안 성격의 대권주자까지 탄생하면서 힘의 균형이 미묘한 상황이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대선 때 진 패장 후보가 한 달도 채 안 돼서 ‘난 잘못 안 한 것 같다’, 그때 선거를 이끌어서 사퇴한 당대표가 ‘그게 아닙니다’라며 또 선거에 나가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적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 의원과 더불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송영길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 의원의 출마로 "이번 선거가 대선시즌2가 되는 걸 막을 도리가 없었다"며 경쟁력있는 당내 후보들이 악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의 차기 당권 도전설을 두고도 "선거에서 졌으면 적어도 몇 달 자숙하고 성찰하고 그러면서 선거 의미를 존중해줘야 된다"며 "두 분(이재명·송영길)이 다시 당의 전면에 나선다 그러면 민주당이 국민들한테 더 큰 심판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의원이 "(지난 대선 자신을 찍은) 1614만명이 내가 나서면 아무 때나 뭉쳐서 도와줄 거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두고 "상식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선거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이 의원이 책임을 지고 당권에 도전하지 않는 게 ‘상식적’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손혜원 전 의원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서 친문계가 연일 이 의원 책임을 직격하는 데 대해 "대장동 문건 들고나와 이재명 후보를 흔들던 그 무리들"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팔고 살다 이제 의지할 데 없으니 뭉치는 듯"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전날에도 이낙연 전 대표가 당의 선거 패배에 쓴소리한 것을 두고 "민주당 패배는 바로 당신 이낙연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본인만 모르는 듯"이라고 비꼬았다.

정봉주 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서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친문계의 공격에 "당이 잘 되자고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없고 이 당에서 우리가 당권을 장악하겠다고 하는 의지가 노출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친명계 핵심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의 경우 전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의 연장전처럼 됐는데, 이는 이 의원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당 구성원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이 의원이 당대표로 선거를 이끈 것도 아니고 당을 운영한 적도 없다"며 "각자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을 공격한 친문계 의원들을 애둘러 비판한 것이다.

정 의원은 향후 이 의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현재 당을 개혁하고 이끌어갈 인물이 이 의원 말고 누가 있느냐"며 "앞으로 당의 개혁을 이끌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런 두 세력 간 신경전은 이 의원의 당권 도전과 김동연 당선인의 중앙 역할 확대에 따라 국면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인이 당에 쓴소리를 예고한 가운데 이 의원이 당권 도전으로 전면에 나서게 되면 차기 대권주자급 인사들을 둘러싼 세력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 당선인은 이날 김종민 의원에 이어 같은 방송에서 "지난 대선 이후 성찰과 반성, 변화 의지 등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선 민주당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치교체위원회 공동위원장이다. 그런 얘기를 다루도록 이제는 본격적으로 역할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경기도정 뿐 아니라 중앙의 당 쇄신 작업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hg3to8@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