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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인데 반나절 만에 끝…검수완박 반대 '소시지 썰기' 앞 속수무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4.2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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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벌이고 있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시작 반나절 만에 끝났다.

필리버스터는 상대적으로 소수인 정당이 무제한 토론을 통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수단으로 쓰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살라미 전술’ 앞에 막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7일 본회의에 검찰 수사권·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검수완박’ 법안의 강행 처리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입법 지연을 위해 곧바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고 이후 여야 의원 4명이 토론을 벌였다. 오후 5시 본회의 개의 직후 시작된 검찰청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는 28일 0시까지 반나절 정도(7시간) 계속됐다.

첫 주자로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나서 2시간 3분간 토론했다. 이어 민주당 김종민(1시간15분), 국민의힘 김웅(2시간51분), 민주당 안민석(37분) 등 여야 의원이 번갈아 나와 토론을 펼쳤다.

권 원내대표는 "정권 인수 시기에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대통령 권력으로 간신히 틀어막고 있었던 지난 5년 동안의 부정부패 실체가 국민 앞에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며 "뭘 잘못했길래 윤석열 정부의 검찰을 두려워하는 건가. 수사 공백 피해를 국민에게 전가하고, 범죄로부터 유유히 빠져나가겠다는 심산이 검수완박법을 탄생시킨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김웅 의원도 "더불어민주당이 왜 마치 군사작전하듯 70년간 유지했던 형사사법 체계를 한꺼번에 무너뜨리고 있을까. 검찰 선진화니, 수사·기소 분리니 모든 것은 다 거짓말이다"라며 "검찰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산업통상자원부 원전비리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같은 것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종민 의원은 "모든 수사는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정치적인 싸움을 그만하고 무엇을 개선할지에 대한 논의를 1년만 하면 민주사법의 길을 반듯하게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고(故) 김재윤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겨냥한 검찰의 뇌물 수사를 언급하기도했다. 그는 "정치 검찰의 기획 수사"라고 비판한 뒤 "(정치 검찰은) 지금 윤석열 정권의 곳곳에 박혀서 기획수사 정치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이 야만의 시대에 국민들과 함께 맞서겠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과 박병석 국회의장이 회기 종료일을 이날 자정까지로 설정하면서, 국민의힘이 신청한 필리버스터가 자정 부로 강제 종료됐다. 이에 발언자로 대기하던 국민의힘 김형동,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등은 연단에 오르지 못했다.

살라미 전술로 불리는 회기 쪼개기를 시행한 것이다. 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살라미’에서 따온 살라미 전술은 하나의 과제를 여러 단계로 쪼개 하나씩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박 의장은 밤 11시59분에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 순서지만 12시에 (임시회가) 종료된다. 1분 (발언) 하실거면 나오시고 아니면 1분 있다가 회의를 마칠 예정이다"라고 했다. 김 의원이 걸어 나온 동시에 시각이 다음날 자정으로 넘어가자 "국회법에 따라 임시회가 종료돼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곧장 산회를 선포했다.

박 의장이 소집 공고를 한 새 임시국회 회기는 30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국회법에 따라 새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열리면 검찰청법 개정안은 필리버스터 없이 바로 표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민주당은 내주 임시회를 다시 소집해 또 다른 ‘검수완박’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잇달아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또다시 2차 필리버스터에 나설 것 등을 고려하면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일은 내달 3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가 예정된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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