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06일(화)



재생E 직접 거래시장 뜬다…대기업 잇단 참여에 한전 전력 소매 독점 깨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4.11 15:45

현대엘리베이터, 한전 중개로 '에이치디충주태양광1호'서 약 3㎿ 규모 전력 20년간 구입 계약

재생E 생산기업 SK E&S-소비기업 아모레퍼시픽도 한전 중개 없이 연간 5MW 거래계약 맺어

PPA

▲직접 PPA와 제3자 PPA 차이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발전사업자와 전력 소비기업 간 재생에너지를 직접 사고 파는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시장이 뜨고 있다.

탄소중립시대를 맞아 대기업들이 잇따라 참여하면서 이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의 확대는 한국전력공사 전력소매 독점체제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전력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재생에너지 소비기업으로 한전을 통해 제3자간 전력거래계약(제3자간 PPA)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발전설비 용량 약 3㎿ 규모인 에이치디충주태양광1호 주식회사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충주공장의 물류센터 등에 20년간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받는다. 한전은 재생에너지 생산업체 에이치디충주태양광1호와 소비기업 현대엘리베이터의 전력거래를 단순 중개한다. 거래조건은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접 협상을 통해 결정하고 한전은 단순 중개역할만 한 뒤 중개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앞서 재생에너지 생산기업 SK E&S와 소비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지난달 국내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거래계약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SK E&S는 아모레퍼시픽의 대전 데일리뷰티 사업장에 올해 4분기부터 20년동안 연 5MW 규모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직접 전력거래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 거래계약은 한전이 중개에 참여하지 않는 생산·소비기업 당사자간 직접 거래다. 한전이 중개기관으로 참여하는 제3자 PPA에 차원 달리하는 직접 PPA다.

PPA는 발전사업자와 전력소비기업이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력 공급·물량·기간 등 조건을 당사자로서 직접 협의해 매매하는 방식이다.



모든 전력거래는 한전이 발전사업자로부터 생산전력을 전력시장도매가격(SMP) 등 기준으로 사서 정해진 전기요금으로 기업·가정 등에 전력소비자에 파는 구조다.

다만 정부가 한전의 이런 전력 중개거래 독점에서 재생에너지에 한해 제한적으로 예외를 인정하면서 PPA가 발전사업자와 전력 소비기업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생에너지 직접 거래하는 PPA의 경우 전력 소비기업 입장에서 사용전력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선언 대열에 참여, 기업브랜드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점차 기업에 압박으로 다가오는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는다.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선 재생에너지 재고 또는 생산제약, 가격 급변 등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비교적 20년간 장기계약을 맺고 비싼 고정가격에 생산 전력을 팔아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혜택을 얻을 수 있다.

PPA 방식은 크게 ‘직접 PPA’와 ‘제3자 PPA’로 나뉜다. 직접 PPA는 전력 생산자와 구매자가 직접 1대 1로 체결하는 전력구매계약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전기사업법 시행령이 일부 개정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한전의 구입 및 판매)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다만 1000kW를 초과하는 발전설비를 이용해 생산한 전력만 직접 PPA로 거래할 수 있다.

제3자 PPA는 한전이 전력 생산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전력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지난해 6월부터 제3자 PPA 시장이 시작됐다.

재생에너지 PPA에 관한 직접 거래와 제3자 거래 시행령 마련 등 제도는 이미 지난해 도입됐다. 하지만 망 이용료나 전력산업기반기금 문제 등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지난 수개월 간 거래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처음으로 체결된 PPA 거래를 발판삼아 앞으로 재생에너지 직접 거래 시장에 국내 기업들과 발전사들의 참여가 늘어나 규모가 커진다면 기업들의 전력거래가 한전의 전력소매 독점체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의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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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간 계약에 따른 전기 사용자 요금. 한국전력공사 에너지마켓플레이스


PPA로 거래된 전력구매단가를 거래건수 마다 정확히 알 방법은 없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기업의 재생에너지 PPA 구매단가는 설비용량 500kW 이상 중대형 태양광은 kWh당 176원, 설비용량 500kW 이하 소형 태양광은 189원, 풍력은 205원에 이른다. 이번 거래에서 전력 생산자인 SK E&S와 에이치디충주태양광1호 주식회사는 중대형 태양광이므로 PPA 단가를 kWh당 176원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제3자간 계약에 따른 전기 사용자 요금은 재생에너지 사용 요금에 망 이용료, 전력손실반영금액, 거래수수료 등을 더해 산출된다.

PPA거래로 얻은 전력은 온실가스 감축 실적도 인정된다. SK E&S에게 전력을 직접 구매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려·미쟝센·해피바스 등 제품을 생산하는 대전 사업장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연간 약 2700t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제3자 PPA의 경우 재생에너지 전력량 1MWh에 전력배출계수 0.46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0.46t이 된다. 제3자 PPA로 재생에너지 전력 1MWh를 구입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0.46t이 감축된다고 추산할 수 있다.

한편 PPA는 기업들의 RE100 이행 수단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이 RE100을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은 △녹색프리미엄제 △REC구매 △지분투자 △자가발전 △PPA 등이다. 재생에너지 PPA 시장 규모가 커지면 국내 기업들의 RE100 참여도나 기여도 또한 높아질 전망이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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