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점검하는 모습. |
SK온은 니켈 함량을 90%로 높인 ‘구반반’ 배터리 세계 최초 양산이 임박했다고 7일 밝혔다. 구반반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비율이 각각 9·½·½으로 니켈 비중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SK온 제1공장에서 생산되며 미국 포드가 올해 출시할 ‘F-150 라이트닝’ 차량에 공급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도 니켈 함량이 높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비중을 약 90%로 높인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를 채택해 세계 최초로 공급하고 있다. 기존 삼원계 배터리에 알루미늄을 더해 안정성을 강화하고 출력 성능도 강화했다. 코발트 비중은 5% 이하로 낮춰 가격경쟁력도 확보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제품인 ‘젠5(Gen.5)’를 밀고 있다.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니켈 비중을 90%로 극대화했다.
업계가 코발트 비중을 줄이고 니켈 함량을 높이는 이유는 가격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코발트 가격은 지난 4일 기준 t당 7만 5705달러에 달한다. 전년 대비 47.51% 올랐다. 니켈 가격은 같은 기간 61.19% 오른 t당 2만 9800달러다. 가격 상승세는 니켈이 더 가파르지만 코발트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에 거래되는 셈이다.
코발트는 세계 매장량 절반이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 희귀 금속이다.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수록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업계는 비중을 축소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니켈 비중을 극대화해 코발트 비율을 낮추거나 코발트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용하는 방안 등이 주로 검토된다.
또 다른 대안은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다. 다 쓴 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가공하는 방식이다.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는 2025년 3만 1696개에서 2030년 10만 752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20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3사도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진출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과 계약을 맺고 재활용 사업을 추진한다. 삼성SDI는 지난 2019년 지분 투자한 피엠그로우와 재활용 사업 확대를 모색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략 업체와 장기 계약을 통해 원료를 조달받기 때문에 수급은 안정적"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 코발트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