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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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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탄소중립 달성에 산업계 진취적 도전 나서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10 10:00

조용성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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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성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이 공포되었고, 2050년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전격적인 상향 조정이 있었다. 그리고 내달 25일에는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이 발효될 예정이다.

이러한 일련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적극적인 정부 대응에 대해 국제적인 흐름에 부응하고 미래 기후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는 명분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이 보이지 않고 있다 보니 산업계의 우려 목소리가 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작년 4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참여 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2050 탄소중립에 대한 대응실태조사를 했는데, 응답기업의 57%가 탄소중립을 ‘어렵지만 가야할 길’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탄소중립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거나 업종의 존속에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이 74%를 차지했다.

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이유는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구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산업부문 내 제조업 비중은 28%로 일본(20%), 독일(21%), 유럽연합(16%) 그리고 미국(11%)보다도 높다. 특히 대표적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인 철강·금속·주조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4.1%로 일본(2.6%), 독일(2.6%), 유럽연합(2.0%), 미국(1.0%)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2017년 기준, 제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정유 등 4개 업종이 산업부문 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6%를 차지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배출권거래제도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수는 612개로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87%에 달하는 5억 6291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특히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 중 상위 30개 기업이 작년 한 해 동안 배출한 량은 참여기업 전체 배출량의 74%(국가 총 배출량의 약 64%)를 차지했다. 상위 30개 기업을 업종으로 분류해보면,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전환부문의 배출량이 34.4%로 가장 많고, 철강업종이 18.5%로 두 번째를 점하고 있다. 이어서 정유 및 석유화학업종(10.1%), 시멘트업종(5.3%),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종(4.8%) 순이다.

이들 상위 30개 업체가 2015년과 비교하여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명세서배출량통계 자료를 이용해서 비교·분석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석유화학과 반도체업종은 2015년 대비 2020년의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했다. 반면 전환부문과 시멘트, 디스플레이업종은 2015년 대비 2020년의 에너지사용량이 감소하였고 배출량도 감소했다. 철강업종과 정유업종은 에너지사용량이 2015년 대비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업종별 온실가스 배출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직접배출 비중이 큰 업종은 철강(약 79%), 석유화학(약 64%)인 반면, 공정과정에서 배출되는 비중이 큰 업종은 시멘트(약 67%)가 대표적이다. 또 전력 사용처럼 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비중이 큰 업종은 반도체(약 78%)이다. 이러한 업종별 특성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력으로 대체·전환하거나, 공정을 바꾸거나, 혹은 연료와 원료를 대체하는 등 각기 다른 맞춤형 대안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기술발전 속도와 설비(시설)의 규모 등에 따라 전환에 소요되는 시간과 투자비용 등이 다를 것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산업계의 특성과 어려움을 반영하여 2030년 산업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 배출량 대비 14.5%로 국가 전 부문의 평균 감축률인 40%보다 매우 낮게 설정되었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국내 여건을 고려하면 탄소중립과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임은 분명하다. 또 획기적인 감축 수단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제조업의 탄소중립 전환은 산업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은 가야 할 길로서 국내 제조업의 능동적 대처와 새로운 경쟁력 모색이 필요하다. 특히 대외적으로 기후·산업·통상의 이슈가 연계되어 추진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자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탄소누출 방지를 위해 탄소국경조정메카니즘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RE100(재생에너지 100%) 캠페인 확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부각 등 민간차원의 자발적 제재 수단도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집약도가 높은 국내 수출산업의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기업은 더욱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응해야 하며, 정부는 규제 외에도 적절한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기업과 정부가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는 크고 작은 선거가 잇달아 열린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 하고 국가 정책이 요동치기 보다는 일관성 있는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그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외에도 국민 역시 고통 분담과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함께 개척해 가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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