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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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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이상기후 겹쳐 원자재값 '고공행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12 13:01
기후변화

▲가뭄(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기상 현상이 브라질에 발생하면서 대두(콩),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원자재 강국으로 꼽히는 브라질에서 극심한 가뭄, 폭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원자재 생산이 차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각종 원부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식음료값이 오르고 있는 와중에 기후변화로 원자재 수급이 계속 불안정할 경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원자재 강국인 브라질의 날씨 극한이 콩에서 금속에 이르는 모든 품목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남부 지역에서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올해 대두 생산량이 전망치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고되자 글로벌 대두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3월물 대두 선물 가격은 부셸당 1386.50 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말 이후 최고치다.

대두 가격은 지난 하반기 1200∼1300 센트 사이에서 박스권 장세에 갇힌 모습을 보였는데 브라질 기상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자 지난달 중순부터 10% 넘게 뛰었다.

브라질은 세계 대두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브라질은 지난 2020년 5월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대두 생산국 지위에 올랐다. 또 2020년 기준 브라질이 세계 최대 대두 수출국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44%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브라질 대두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인 1억 4500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오히려 작년보다 더 떨어지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최근 미국 금융회사 스톤엑스는 올해 브라질 대두 생산량이 종전 전망대비 7.7% 하락한 1억 3400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브라질 농산물 컨설팅업체 아그후랄은 1억 3340만 톤을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대두 생산량은 1억 3700만 톤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또 다른 대두 생산국인 아르헨티나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곡물거래소의 에스테반 코파티 수석 애널리스트는 "광대한 농경지가 이미 가뭄으로 타격을 받아 작황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대두 공급 부족은 글로벌 식량 인플레이션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또한 대두 뿐만 아니라 다른 작물들도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나스 제라이스 지역에 위치한 커피 농장은 침식 가능성에 취약해진 반면 브라질 남부의 옥수수 밭은 장기간 건조한 환경에 직면한 상황이다.

기후변화

▲홍수(사진=AP/연합)

이렇듯 브라질 남부 지역에선 고온건조한 날씨로 농산물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와중에 브라질 북부 지역은 현재 폭우로 시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2위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가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생산 중단에 나섰는데 그 여파로 철광석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톤당 125.18달러였다. 작년 11월 톤당 89.83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두 달여 만에 40%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지난 11일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은 2.8% 급등했다"고 전했다. 작년 7월 이후 하락세였던 철광석 가격이 지난 11월부터 급반등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브라질 폭우로 인한 철광석 생산 차질이 가격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발레 뿐만 아니라 브라질 철강사 제르다우, 우지미나스 등도 기상 악화로 인해 채굴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철광석 공급에 차질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라질 최대 투자은행 BTG팍투알에 따르면 1억 톤 이상의 철광석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브라질 전체 공급량의 30% 가량 차지하며 해외 공급물량의 7%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레오나도 코레아와 카이오 그라이너 애널리스트는 투자노트를 통해 "위험 부담이 확실히 크고 단기적 철광석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빠른 시간 내 정상화될 경우 경제적 타격은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브라질 특정 지역에선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고 일부 지역에선 폭우가 내리고 있는 배경엔 기후변화로 인해 비정상적 바람 흐름이 발생해 바닷물 온도가 평균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목한다. 라니냐는 이와 반대 현상인 엘니뇨보다 곡물 시장에 더 큰 피해로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이상기후가 잇따르면서 농산물 수확량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 환경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농업은 기후변화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분야"라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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