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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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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증시리뷰④] 해외로 몰려 간 동학개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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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 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로 눈을 돌렸다.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도 25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기도 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216억7800만달러(약 25조8000억원)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197억3400만달러)보다 19억달러 이상 늘어난 수준이며,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12조2600억원)시장에서 순매수 한 규모와 2배 이상 차이난다. 코스피 주식 순매수 금액(68조1800억원)의 38% 가량을 차지한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연초 이후 해외 주식투자 매수액과 매도액의 총 합산 금액은 3802억3900만달러로 지난해(1983억2200만달러)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계좌도 지난해 말 189만6121개에서 지난 10월 말 386만8203개로 지난 1년 새 배 이상 늘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유입된 곳은 ‘미국 증시’다.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은 658억2800만달러(16일 기준)로, 전체 해외주식의 85.9%에 달한다. 홍콩 주식이 3.6%로 두 번째로 많았고, 일본(3.0%)과 중국(2.6%)이 뒤를 이었다.

이들이 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은 테슬라였다. 전일 기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 128억 9143만달러(약 15조 3498억원) 어치를 보유중이다. 애플(47억3058만달러)과 엔디비아(28억3954만달러)가 테슬라 뒤를 이었다.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크게 늘었다.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3개가 ETF였다.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전날 기준 29조7226억원으로 연초 이후 9조3679억원 가량이 몰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조9659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해외 ETF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로 총 13억3910만8076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 ETF는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며, 연초 이후 수익률은 24% 수준이다. 뒤를 이어 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를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 상품은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한다. 보관액은 11억5767만달러였다.

이처럼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사들이는 이유는 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있는 게 가장 크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규제와 공매도 재개, 글로벌 악재에 매번 휘청이는 국내 증시에 따른 피로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내년에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움직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에도 미래 성장성과 이익 안정성이 우수하고 다른 국가 대비 주가 복원력과 회복력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IB) 14곳은 최근 2022년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내년 전망치를 4400~5300으로 제시했다. 14개 IB 중 12곳이 지수가 올해보다 오를 것으로 봤다.

다만, 대형주나 성장성이 뚜렷한 종목에 투자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나, 통화정책 전환으로 유동성의 힘은 점차 사라질 예정"이라면서 "이에 메타버스(AR· VR), 모빌리티(자율주행차·전기차) 등 신사업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가진 대형주들이 중장기 성장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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