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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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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증시리뷰③] ETF 전성시대…운용사 경쟁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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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올해는 국내외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했다. 메타버스와 신재생에너지 등 테마형 ETF가 인기를 끌면서 뭉칫돈을 끌어 모은 것이다. 자산운용사들도 골프 등 차별화된 테마형 ETF 상품을 앞다퉈 내놓는 등 경쟁도 심화한 상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16일 기준)은 71조6319억원으로 전년말 보다 36% 가량 증가했다. 2019년 51조7123억원이었던 순자산규모는 지난해 52조원까지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올 하반기부터 급증 11월 19일 7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새로 상장한 ETF는 총 80개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펀드다. 개인이 직접 종목을 선택해 주문을 하는 일종의 매매형 상품이다. 주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 은행과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일반 펀드와는 차이가 있다. ETF는 초보 투자자도 분산 투자가 가능하고, 운용사가 직접 운용해 주기 때문에 접근성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올 들어 순자산이 크게 늘어난 ETF 대부분은 해외 대표지수를 추종해 수익을 내거나, 유망 테마에 속한 글로벌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다.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ETF는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에 투자한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2조4468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순자산은 3조1100억원 수준으로, 국내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가 순자산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6.3%다.

이어 ‘TIGER 미국나스닥100’(1조1087억원),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1조479억원), ‘TIGER 미국S&P500’(9214억원) 등 미국 기업들을 담은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순자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여기에 비교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이 본격화된 것도 한몫을 했다. 지난해 7월 유가증권 상장규정 개정 이후 주식형 액티브 ETF가 첫 도입된 이후 올해 22개가 상장됐다. 순자산 총액은 1조2500억원가량으로 지난해 말(348억원)과 비교해 4배 가량 커졌다.

주식형 액티브 ETF 중 순자산 총액이 가장 큰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다. 최근 두달간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금액만 218억원 가량이다.

ETF 투자 열기가 거세지는 만큼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삼성자산운용이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지켜오고 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시장 점유율은 각각 42.7%, 34.9%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서봉균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며, ETF 점유율 선두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힘 쓰고 있다. 서 대표이사는 30년 관록의 주식·자산운용 전문가로 세일즈와 ETF 운용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새 사장에는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이 내정됐다. 배 내정자는 2002년 삼성투신운용(삼성자산운용의 전신) 재직 시절 국내 1호 ETF인 KODEX200을 내놓은 인물로 업계에서 ‘한국 ETF 아버지’, ‘패시브운용 1세대’로 꼽힌다.

내년에도 ETF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로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ETF를 통한 분산투자를 택하는 투자자가 많아질 것"이라면서 "시장 성장에 발맞춰 자산운용사들도 다양한 상품 출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ETF가 대중적인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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