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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다진 삼성SDI '첫 연간흑자'…투자공세 나서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19 11:04

'질적 성장' 전략 빛 발하며 흑자전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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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삼성 SDI 신임 대표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보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한 수익성 확대라는 ‘질적 성장’을 고수해온 삼성SDI의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 문제 속에서도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부터 회사를 이끌 신임 대표이사에 오른 ‘이재용의 복심’ 최윤호 대표이사 역시 수익성 우위에 기반을 둔 질적 성장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SDI 중대형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이 설립 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부터 해당 사업부에서 흑자를 유지해오고 있지만 연간 흑자는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발생하는 등 성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SDI 중대형 자동차용 전기 사업이 올해 1분기 210억원 영업손실을 낸 뒤 2분기 260억원, 3분기 210억원, 4분기 24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주력이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서 니켈 비중을 높인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제품을 주력으로 적용하며 고수익성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전략이 결실을 보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는 저가 수주를 지양하면서 배터리 평균 단가도 킬로와트시(kWh) 당 21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30%에서 50%가량 비싼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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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전기자동차 배터리


올해 3분기부터 삼성SDI는 니켈 함량을 88%로 높인 NCA 배터리 ‘젠 5(Gen.5)’를 양산해 BMW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SDI는 현재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완성차 업체와 리비안 등 전기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도 젠 6와 젠 7 등 니켈 비중을 90% 이상 높인 배터리를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그간 배터리 부문 투자에 대해서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지난 10월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에서 생산능력 연 23기가와트시(GWh)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경쟁사 SK온, LG에너지솔루션에 견주면 규모가 크지 않다.

실적이 안정화되는 만큼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도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영업현금흐름과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각각 1조5957억원, 1억8237억원으로 투자를 위한 유동성도 갖췄다.

다만 질적 성장 전략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최윤호 삼성SDI 사장도 지난 13일 임직원과 함께한 취임 소통 간담회에서 이러한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난도가 높아지는 배터리와 소재 산업에서는 질적인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진정한 1등은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최고 품질을 기반으로 수익성 우위 질적 성장을 이루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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