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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
[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연이어 빅테크의 독점규제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보험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 아래 빅테크의 독점을 영업행위 규제로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으며,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대응해 규율체계를 확립과 더불어 보험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디지털 환경으로의 판매채널 확장이 필수과제였던 보험사 입장에서는 빅테크 플랫폼의 영향력을 두려워하면서도 협업을 모색했던 만큼 금융당국의 강경한 빅테크 규제 기조를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각종 규제 측면에서 불공정한 부분이 많지만, 보험사에 대한 규제완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짐으로써 우호적인 금융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 금융위·금감원장의 ‘동일기능-동일규제’ 강조...빅테크-보험사 간 ‘균형’이 핵심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과 ‘금융플랫폼 혁신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빅테크 기업과 KB금융지주, 신한은행, 현대카드 등 금융사들이 참석했다. 고 위원장은 업계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을 강조했다.
이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논의했다. 정 원장 역시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보험회사의 신사업진출 등 혁신성장지원을 위한 자회사 소유 등을 폭넓게 허용하는 등 겸영·부수업무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못박았다.
이러한 금융위, 금감원의 규제기조는 빅테크 독점에 대한 금융권의 우려가 적극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규제환경 측면에서 빅테크-금융사 간 차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괴리가 컸다.
특히 금융소비자의 자산을 직접적으로 운용하는 보험사의 경우, 산업 특성상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돼 왔다. 대표적으로 ‘보험업법 시행령 제11조’에 해당하는 보험회사의 겸영업무에 관한 규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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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한화생명 및 한화손해보험, 신한생명, 삼성화재.(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순) |
관련 법령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경영건전성을 해치거나 보험계약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는 금융업무로서 엄격하게 규정된 범위에 한해 업무를 할 수 있다. 또한 부수업무에 있어서도 △보험회사의 경영건전성을 해치는 경우 △보험계약자 보호에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치는 경우 등은 제한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는 이러한 법령의 해석이 유독 보험업계에 대해서만 보수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라며 "업종의 특성상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엄격한 규제는 이뤄질 수 있다고 보지만 타업종 대비 과도한 규제기준이 산업의 개혁까지 모순을 낳는다"고 말했다.
반면 빅테크 기업의 경우 업무범위 등을 제한하는 규제가 미비하다. 보험사가 다른 산업과 관련된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사실상 매우 어려운 반면, 빅테크 기업은 자유롭게 보험업 관련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양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카카오손해보험 등 빅테크의 자회사로 보험사가 출범할 경우 기존의 보험업계에 적용되던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돼야 경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 최근 금융당국에서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강화와, 기존 보험사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 규제환경의 균형을 맞추려는 기조를 거듭 밝히고 있다. 결국 보험사에 대한 ‘겸영·부수업무 범위 확대’ 역시 빅테크-보험사 간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 플랫폼 영향력도 문제...‘우월적 지위 남용’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빅테크 보험사 vs 기존 보험사’의 구도 외에, ‘플랫폼의 영향력’ 역시 보험업계의 주된 관심사다. 금융산업의 ‘플랫폼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비대면 판매채널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환경에서, 여러 보험사들의 상품을 노출하는 플랫폼 사업자는 자연스레 우월적인 지위를 갖게 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상위노출에 대한 개입을 제한하고 중립적인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이고, 플랫폼 이용 금융사에 대한 손해전가나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행위를 엄격히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고 위원장은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명시한 전자금융법 개정안과 관련해 금융소비자법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살피는 부분을 포함해 조화롭게 해석하겠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인터넷 은행을 비롯해 비교적 자유롭게 진출할 여지가 있는 영역에까지 단지 보험업이라는 이유로 규제가 엄격히 적용돼 왔다"며 "당국이 표방하는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빅테크에는 적절한 규제가, 보험업계에는 적절한 완화가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ohtdu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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