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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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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재업계, 이번엔 '실리콘 음극재' 개발 경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15 15:49

전기차 주행거리·충전속도 개선 강점

'흑연 음극재' 밀어내고 급성장 예상

SK머티리얼즈·포스코케미칼 등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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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 음극재 세종 공장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극재와 음극재 등 소재업체들도 발 빠르게 차세대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음극재 생산 기업들은 전기차 주행거리를 높이는 동시에 충전 속도도 개선하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리콘 음극재를 상용화한 대주전자재료는 내년 생산 규모를 2배 이상 증설할 계획이다. 올해 약 1000t 규모인 실리콘 음극재 생산능력을 내년에는 3000t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2019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셀을 통해 포르쉐 ‘타이칸’에 실리콘 음극재를 공급하며 주목 받았다. 현재는 주로 고성능 전기차에 탑재되는 실리콘 음극재는 내년부터 다양한 전기차로 확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발맞춰 생산능력 확대를 본격화했다.

SK머티리얼즈도 오는 2026년 연산 2000t 규모 실리콘 음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그룹14테크놀로지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국내에 실리콘 음극재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SKC는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 넥시온에 약 940억원을 투자했다. 기존에 동박을 생산하며 쌓아온 배터리 소재 경쟁력을 실리콘 음극재 분야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흑연계 음극재에 주력하는 포스코케미칼도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실리콘산화물과 실리콘-탄소복합체 음극재 데모 개발을 완료하고 완제품 및 상용화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극재는 배터리 셀 원가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에 이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만들어낸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 방출하며 전기를 발생시킨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음극재가 리튬이온을 잘 받아들일수록 충전 시간도 짧아지는 효과가 있어 성능 개선에 따른 소비자 체감은 양극재보다 더 높다.

현재까지 음극재는 흑연은 주원료로 했지만, 전기차 성능과 주행거리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며 충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음극재 개발도 본격화됐다.

실리콘(규소) 음극재도 그중 하나다. 흑연 음극재에 비해 실리콘 음극재는 저장할 수 있는 리튬이온 용량이 크다. 이에 따라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급속충전 설계에도 유리하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저렴하면서도 친환경 소재라는 장점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실리콘 음극재 시장점유율은 중국 BTR이 50%, 일본 신에츠 화학 공업이 30% 정도를 확보한 상태다. 국내 업계는 시장을 아직 초기 단계로 판단해 향후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음극재에 실리콘이 첨가되는 비중은 5% 수준이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고성능 전기차 출시에 따라 8%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지난해 약 155억원 규모에서 2025년 약 5조 6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음극재 시장은 고성능 전기차를 중심으로 실리콘을 첨가하는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중국과 차별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고성능을 중시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를 중심으로 채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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