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정희순

hsjung@ekn.kr

정희순기자 기사모음




[기자의 눈] NFT 게임, 가이드라인 서둘러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09 14:33

정희순 산업부 기자

정희순
게임과 NFT(대체불가능한토큰)의 결합이 게임판을 뒤흔들고 있다. 정부는 사행성이 우려된다며 게임과 NFT의 결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기업은 새 비즈니스모델(BM)로 떠오른 이 시장을 잡기 위해 혈안이다. 이미 ‘돈 버는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기대치도 한껏 부푼 상태다. P2E(Play to Win) 모델을 탑재한 몇몇 게임의 동시접속자수가 이를 증명한다. NFT라는 단어가 옷깃만 스쳐도 해당 기업의 주식이 폭등하는 현상은 ‘게임+NFT’의 가능성에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는 징조다.

게임에 NFT를 적용하기만 하면 게임업계 모두에게 정말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걸까. 꼭 그렇지만도 않다. 게임 자체가 재미가 없으면 개발에 수십억을 쏟아 부었다 해도 성공을 장담하긴 힘들다. 우리는 확률형 아이템을 적용한 게임에서 이미 이를 확인했다. 무수한 기업들이 확률적 요소를 담은 게임을 우후죽순 쏟아냈지만 그 안에서도 옥석은 가려졌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운영 노하우가 없는 것도 리스크다.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공식이 성립되면 소위 이를 얻기 위해 불법적인 시스템을 돌리는 ‘작업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잘 관리하지 못할 경우 게임을 즐기는 진성 플레이어들은 오히려 게임을 떠날 수도 있다. 게임을 그 자체로 즐기는 사람이 없다면 시장 자체가 형성되기 힘들다는 얘기다.

돈을 벌 수 있는 요소 그 자체만으로 유저들이 모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오산이다. 국민소득이 낮은 국가에서야 하루 5000원을 벌기 위해 P2E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고임금 국가에선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NFT와 게임의 결합도 결국 시장 논리에 따라 흘러갈 것이라는 의미다.

NFT 게임에 대한 가이드가 없는 지금도 시장은 움직이고 있다. 편법으로 국내에 게임을 출시해 재미를 보는 기업도 있고, 이를 빠르게 캐치한 어떤 이는 쉬쉬하며 일확천금의 기회를 누리기도 한다. 덮어놓고 방치하면 부작용만 커진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지스타2021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게임 시장에 번진 이런 흐름은 그 어떤 정부도 기업도 막을 수 없다"라며 "정부의 가이드가 나오면 당연히 따를 것이고, 부족한 부분은 충분히 수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게임법(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든 국가다. 법률 제정에 따른 득실은 있겠으나 그 사이 우리 게임 산업이 크게 발전한 것은 사실이고, 세계 시장에서 우리 게임의 영향력도 커진 것도 맞다. 지금은 새 시장에 대한 가이드를 하루빨리 정립할 때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