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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최고' 타이틀 미래에셋증권...최현만 신임 회장에 놓인 과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07 16:53

최현만 신임 회장, 금융투자업계 첫 전문경영인 회장



주요 계열사 CEO 역임, '노련미'로 구원투수 역할



국내외 유망 투자처 발굴...수익 격차 확대 주력할듯

미래에셋센터원

▲미래에셋증권.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임명하면서 향후 최현만 신임 회장이 보여줄 리더십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미래에셋증권은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을 앞세워 2025년 '글로벌 탑티어(top tier)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신임 회장은 젊고, 역동적인 조직 문화를 토대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해 이익 규모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이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국내 1위지만, 수익 규모는 타 증권사와 대등하기 때문이다.


◇ 국내 최초 자기자본 10조원대...글로벌 네트워크 ‘탑’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가에서 최초, 최고 타이틀의 대명사로 불린다. 9월 말 현재 자기자본 10조5876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최초 자기자본 10조원대를 돌파했으며, 연결기준 총 자산은 110조4764억원에 달한다.

미국, 영국, 홍콩,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10개 지역에 진출해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등 각 국가 특성에 따라 다양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점도 타 증권사와 차별화된 미래에셋증권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10개 해외법인, 3개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던 2003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금융 수출을 선도한 것이 최근 들어 실제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의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세전순이익은 203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201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한국 자본시장을 넘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수라는 박현주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의 지론이 반영된 결과다.


◇ 최현만 신임 회장, 특유의 노련미...'그룹 구원투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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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다시 한 번 ‘최초’ 증권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창업주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회장으로 임명된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최 회장이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1999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이사, 1999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2012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며 그룹의 성장을 견인한 것이 이번 회장 승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실제 최 회장은 그룹이 크고 작은 위기에 빠질 때마다 특유의 노련미를 바탕으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례로 2017년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가 자사주를 교환한 것을 두고 ‘대주주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최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러한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최 회장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자기자본을 늘리고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의 금융수출"이라고 강조하며 네이버와 자사주 매입 계약은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는 점을 피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신임 회장은) 미래에셋그룹뿐만 아니라 금융투자협회 비상근 부회장,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며 "미래에셋그룹의 성장을 넘어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등을 적극 건의하면서 과감한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 '국내외 투자처 발굴, 수익 제고' 등 과제


최 신임 회장은 자기자본 1위 증권사에 맞게 수익 규모를 끌어올리고,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결기준 자기자본 10조5876억원으로 증권가 1위지만, 순이익 규모는 자기자본 6조원대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대등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 9930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1조2044억원)을 하회한다. NH투자증권(7425억원)과 순이익 격차는 2500억원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해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NH투자증권이 14.69%로 미래에셋증권(11.3%)보다 우수하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커지면 그만큼 조직이 비대해지고, 의사결정 체계가 복잡해지는 등의 단점이 있다"며 "다만 자기자본 10조원대는 국내 증권사들이 아직 진입하지 못한 영역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이나 ROE 추이 역시 중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탑 티어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하고, 주주환원책을 강화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오너 증권사의 경우 전문경영인에게 대부분의 의사 결정 체계를 위임하는 것과 달리 미래에셋증권은 아직도 (오너의 의사결정에 따라) 대부분의 투자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기자본 1위 증권사라는 타이틀에 맞게 의사결정 체계나 전문인력, 시스템 등을 탄탄하게 갖추지 못한다면 투자에 대한 위험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우수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주가 부양을 위한 주주환원정책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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