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05일(월)



문재인 정부 임기말 발전단가 상승에 탈원전정책 ‘사면초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15 15:12

- LNG, 석탄 등 연료비 상승, 태양광 부품 가격 급등에 원전 의존도 갈수록 상승

- 겨울철 석탄발전 상한제 시행, 낮은 태양광 발전효율로 전력수급 불안 가중

- 한전 3분기 대폭 적자에 정승일 사장 등 정책 수정 불가피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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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이 3분기 만에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정부 임기말 탈(脫)원전 정책이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자력발전을 제외한 나머지 발전원들의 발전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오히려 원전 의존도가 높아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국내 발전업계로서는 석탄발전 상한제, 연료비 급등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다. 진퇴양난의 처지 놓인 것이다. 그렇다고 원전 가동률을 높이면 탈원전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이 자명하다.

15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3분기 원전 이용률은 69.7%로 2분기 69.3%보다 더 늘었다. 연간 원전 이용률도 2018년 6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70%를 넘고 있다. 4분기에는 원전 의존도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천연가스 가격과 석탄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난방수요가 많은 겨울철 천연가스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예고됐다. 글로벌 전력대란 후폭풍으로 석탄가격도 뜀박질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석탄발전 감축이 본격화한다.

그렇다고 최근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 전력 수급을 재생에너지에 크게 의존할 수도 없다. 태양광 발전은 여전히 발전단가가 높고 겨울철에는 발전 효율도 크게 떨어진다. 설상가상으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다 물류비까지 오르면서 태양광 모듈 가격이 10~20% 올랐다.



탄소중립과 미세먼지 저감 등의 이유로 석탄발전 상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전 비중을 낮추기 위해 천연가스 발전을 많이 돌릴 경우 전력시장가격(SMP) 급등으로 한전의 적자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LNG는 석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적지만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데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LNG 수요가 늘면서 비싼 현물 가격을 내고서라도 재고를 쌓아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이례적 폭염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LNG의존도가 높아지면 공급 부족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기 쉽고, 이는 전기료 상승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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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력거래소]


올해 초 배럴당 50달러에 불과했던 국제유가는 11월 들어 8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정부가 탈석탄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전력수요도 꾸준히 늘어 LNG발전소 가동률도 늘어나고 있는데 연료가격이 급등하면서 SMP도 kWh당 100원대를 웃돌고 있다.

SMP 결정에서 LNG 비중이 높아지며 유가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상황이다. 한전의 구매가격이 높아지면서 수익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SMP 변화에 따른 한전 영업이익 민감도는 1원/kWh 상승에 연간 2300억 원 감소로 추정된다.

한전 측은 적자에 대해 "발전공기업들의 연료비 1조 8965억원 증가,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 2조 8301억원 증가가 원인"이라며 "이는 국제연료가격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석탄발전 상한제약 시행, 전력수요 증가 등으로 LNG 발전량이 증가하고,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비율이 상향된 결과"라고 밝혔다.

한전이 발전 자회사와 민간회사로부터 구매한 전력의 단가는 지난 5년 동안 평균치가 kWh당 원자력 62원, 석탄 80원, LNG 110원, 태양광 168원 정도다. 이 중 5년간 원가 변동 폭이 가장 큰 발전원은 LNG다.

LNG 발전원가의 큰 변동에 따라 한전의 연평균 전력 구매단가도 지난 5년간 80~90원 사이에서 변했다. 그 평균은 84원이다. 지난 5년간 누진제 조정 이외에 전기요금 체계 변동은 크게 없었기에 전력 판매단가는 110원 선에서 유지됐다. 평균적으로 한전은 84원에 산 전력을 110원 판매했다. 그 차액에서 송배전과 운영에 드는 비용을 뺀 금액이 한전의 수익이 된다.

전문가들은 지금같이 LNG의존도가 높아지면 공급 부족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기 쉽고, 이는 전기료 상승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정승일 한전 사장도 연일 연료비연동제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송과 난방 분야에서 화석에너지를 전력으로 대체해 에너지 사용의 전기화율을 높이고 그 전력은 무탄소 전원으로 공급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는 원자력과 더불어 무탄소 전원이지만 아직 불안정하며, 전기료 부담과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LNG 또한 탄소 중립 실현에 역행하는 선택이다. 한전이 연료비 연동제로 LNG 확대의 길을 열어 놨더라도 이는 오래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원자력 회복이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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