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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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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물류혁신의 중심 ‘콜드체인’ 산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9.28 10:20

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장



박주영 숭실대 경영대학장

▲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장

세계 경기가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일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 해운 물동량이 급증하자 맥도날드 일부 매장에서 수개월째 감자튀김을 볼 수 없다는 기사가 게재됐다. 이 기사를 보면서 문득 오래 전 일이 떠올랐다.

필자가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을 때는 소련이 막 붕괴된 1990년이었으나 아직 냉전이 종식이 된 것이 실감이 나지 않을 때였다. 그때 미국인 친구가 물어본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느닷없이 프렌치프라이는 어느 것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느냐고 필자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평소 "감자튀김이야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던 필자는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러자 친구는 "정답은 맥도날드"라며, "미국사람에게 다른 브랜드를 대면 소비에트 스파이라고 의심받는다"는 뼈 있는 농담까지 덧붙였다.

필자는 그의 말대로 맥도날드 프렌치프라이가 미국인들에게 그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알게 된 사실은 놀라웠다. 프렌치프라이를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 맥도날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새로운 레시피나 튀김기계 개발이 아니라 감자의 운송에 있다는 점이었다.

맥도날드는 감자튀김의 맛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감자를 저온으로 배송하는데 달려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감자 생산지부터 전 세계의 맥도날드 매장까지 ‘콜드체인’으로 감자를 배송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했다. 맥도날드는 콜드체인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아 본 것이다.

콜드체인(Cold Chain)이란 식품, 의약품과 같이 온도와 습도변화에 민감한 제품의 공급망 상에서 원자재 수확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과정동안 온도 및 습도를 철저하게 유지관리하는 일련의 가치사슬을 의미한다. 콜드체인시장은 국가 간 신선제품 및 의약품의 무역이 활성화됨에 따라 급성장해왔다. 콜드체인의 대상은 식품, 의약품만이 아니라 화훼류, 의료기기 등 다양하며, 그 대상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콜드체인 시장은 식생활 수준의 전반적인 향상과 변패 폐기물 감소, 에너지 절감에 대한 사회적 요구 고조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콜드체인 시장은 2025년에는 약 5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선식품 온라인쇼핑 확대에 따라 콜드체인 관련산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냉동·냉장창고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과 즉석식품 등 냉장·냉동보관증가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형마트는 온라인몰 강화를 위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있으며 배송업체와 온라인몰업체도 증가하는 온라인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신축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대형마트에서는 콜드체인이 필수인 밀키트 판매가 크게 늘고 있어 물류에 콜드체인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역시 간편식 등 냉장·냉동식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수도권과 남부지역 등에 물류센터를 신축하고 있다.

온라인몰의 신선식품 배송증가는 이러한 냉동·냉장창고 증설을 계속해서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냉장·냉동창고가 증가할수록 정확한 온도제어와 통제, 즉 중앙관리시스템이 필요해지며, 비용절감이 운영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관리비절감 및 고효율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향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동하는 옴니채널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이며, 온오프라인의 끊임없는 연동을 위한 인공지능(AI)기반 콜드체인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도 탐내는 온라인 신선배송의 유니콘인 영국 오카도의 경우만 보더라도 물류창고에 통신기술과 로봇기술을 접목하고 있듯이 콜드체인은 사물인터넷(IoT), 로봇, 통신기술, 소프트웨어 등의 최신기술이 접목되며, 유통물류산업에서 이들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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