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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를 폐지하니 전세 매물이 소폭 늘었다는 통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연합뉴스 |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소폭 늘었다는 수치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이는 재건축 실거주 2년 조항이 폐지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공급우려가 다소 완화돼 반가운 일이지만 수도권 등 그동안 매맷값과 전셋값이 폭등했던 지역의 전세 수요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전히 전셋값은 나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와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전세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정부의 남은 규제 대못을 과감히 뽑아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2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전세 물량은 2만 2934건으로 재건축 실거주 의무 백지화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 7월 13일 1만 9752건과 비교 할 때 16.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매물은 최근 두 달 사이 강남구 대치동 은마,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상계주공7단지 등 서울에서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크게 증가했다. 예를 들어 강남권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80건으로 두 달 전인 7월 6일 76건에 비해 2.7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세 매물 증가는 정부와 여당이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법안을 추진하다가 지난 7월 폐기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는 지난해 발표된 6·17 대책의 핵심 중 하나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분양권을 얻으려면 2년 이상 실거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렇듯 규제 대못이 뽑히니 실거주에서 임대로 방향을 튼 집주인이 생겨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시장에서 이처럼 ‘불필요한 규제를 철회하니 왜곡된 현상이 정상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전세 시장에서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는 규제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것이 전세 시장을 교란하는 규제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중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들 수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제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1회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허용하는 법률이다. 법률에서는 현행 2년 계약에서 2년을 더한 4년으로 계약 연장을 보장받도록 한다. 단, 해당 주택에 집주인 혹은 직계 존속 비속이 실거주하게 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계약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재건축 실거주 2년 폐지로 전세 매물이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규제 이전의 매물에는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임대차법 규제 시행 직전인 지난해 7월의 4만건 수준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반토막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급우려를 반증하듯 전세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5.3으로 전월 보다 1.3%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34평)의 8월 전세가격은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대가 7월 10억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5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전세난이 심화되자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주거약자인 서민들의 전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을 도입했지만 그 부작용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 오히려 전세난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규제를 풀지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재건축 실거주 의무가 사라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보다 더 심한 대못 규제인 임대차법을 통한 계약갱신청구권이 발동되는 한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2년 실거주 요건에 해당했던 주요 재건축 단지의 전세 매물 증가가 전셋값 상승세에 일부 완충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 나올 수 있는 물량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로인해 전셋값 상승세가 완화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고 전망했다. j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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