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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2년] ② 유니클로·아사히 등 아직 ‘찬바람 쌩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6.24 11:32

매출 급감에 적자 행진···올해도 점포 폐업 등 지속

대체상품 많아 타격···코로나19에 여행 심리도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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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연합뉴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났다. 우리 국민들은 그 동안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여행 소비를 철저히 제어했다. 불매운동은 국내외 시장과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산업 측면에서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는 계기가 됐고 소비재 수요 트렌드도 크게 변했다. 강제징용 관련 법원의 판단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이슈가 겹쳐 양국 관계의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됐던 자동차, 패션, 음식료 등 소비재 시장의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편집자주]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맥주 종류만 수십가지가 넘고 국산 브랜드 제품이나 수제맥주의 품질도 좋은데 일본 맥주를 마실 이유가 없죠."

경기도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아사히, 삿포로 등 일본 브랜드 맥주를 마시지 않았다. 일주일에 2~3번씩 편의점에 갈만큼 맥주를 좋아하지만 앞으로도 일본 맥주를 구매할 생각은 없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아예 자취를 감춰 일본산 맥주를 찾는 것조차 힘들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났지만 패션, 음식료 등 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국산품 대체제가 워낙 많다보니 한 차례 바뀐 소비 성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차’ 만의 특성이 확실해 고객의 눈길을 다시 잡기 시작한 자동차 시장 분위기와 대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2.2% 급감한 173억원을 기록했다.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에 영업손실액은 124억원에 달한다.

롯데아사히주류는 2017년 136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을 정도로 수입 맥주 시장을 선도해온 회사다. 다만 2019년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한 이후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아사히 맥주 판매는 곤두박질치는 추세다. 상반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맥주 수입량 자체가 늘고 있긴 하지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작년 하반기 월간 300~500t 가량의 맥주가 들어오다 올해 초 1000t 가량으로 수입량이 변화했다. 다만 불매운동 이전인 2019년 6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1만t에 육박했었다.

패션쪽 분위기도 비슷하다. 불매운동의 ‘1호 타깃’이 됐던 유니클로의 경우 실적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점포 18곳의 문을 닫았다. 롯데쇼핑과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이 설립한 에프알엘코리아의 작년 매출액은 5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하락했다. 영업손실액도 129억원에 이른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18년에만 해도 1조 4188억원의 매출을 올렸었다.

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반일감정에 더해 코로나19 직격탄도 맞았다고 분석한다. 유니클로가 그간 명동, 강남 등 주요 상권에 대형 매장을 선보이며 고객들과 접점을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밖에 ‘보노’의 한국아지노모, ‘데상트’ 브랜드를 지닌 데상트코리아,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 등 일본 소비재 기업들의 분위기도 비슷하다고 전해진다.

마찬가지로 대체 수요가 충분한 여행 시장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한 여행사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여행에 대한 문의는 크게 늘었지만 일본 관광에 대해 언급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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