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5월 12일(수)

탄소중립·탈석탄에 '애물단지' 전락 신규 석탄발전…"정부, 탈출구 빨리 찾아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18 12:06   수정 2021.04.19 08: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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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 발전소. 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강원 삼척 등 4곳의 7기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닭갈비뼈(계륵)다. 공사를 계속해 준공 및 운영하자니 정부의 탈석탄 정책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히고 사업을 백지화하자니 천문학적인 비용 책임 문제가 생긴다고 하소연한다. 일부 발전소의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설계전환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 역행 등 주장에 밀리는 모습이다.

이에 사업을 허가한 정부가 우선 신규 석탄발전소 운영에 대한 명확한 정책방향을 세워야 한다고 업계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들은 특히 탈석탄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탈출구를 찾되 공사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부담 등의 충분한 지원 또는 보상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8일 업계에서는 강원 삼척·경남 고성·강릉 안인·신서천 등에 건설 중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두고 "급변하는 정부 정책의 피해자"라며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서라도 노후 발전소를 폐기하고 신규 발전소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건설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7기들은 지난 2013년부터 확정된 사업들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가 석탄발전소를 늘리겠다는 취지로 발표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시작됐다.

지난해 수립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신서천 1호기 △고성하이 1·2호기 △강릉안인 1·2호기 △삼척화력 1·2호기 등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그대로 진행한다고 나와있다. ‘탈석탄·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이 시작됐지만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수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고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부쩍 늘어나면서 일부 주민들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석탄화력발전소로 정부의 인허가를 받은 사업이며 신규 석탄발전소 대부분이 공사가 막바지까지 진행된 상황이라 이제와서 중단하거나 설계를 변경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중단하면서 발생하는 좌초 비용도 수 조원대가 발생할 것"이라며 "민간발전사들이 애초에 정책에 따라 진행한 사업인데 취소해야 한다면 이에 따르는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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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에너지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지만 지적이 따른다. 법안은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원자력·석탄 발전소 공사를 중단해 불가피하게 피해를 받는 기업과 노동자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민간 발전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민간발전업계 관계자는 "정책에 따라 사업을 번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 조원대의 좌초 비용을 전액도 아닌 일부 금액만 지원을 받으라는 건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이 제기됐지만 이마저도 불가능이다. 이미 공정률이 어느 정도 진행됐고 설비나 기계들이 석탄발전소에 맞춰 마련됐기 때문에 LNG발전소에 들어맞는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또 다시 수 조억원대의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신규 석탄 발전소 공정률은 △경남 고성 97% △강릉 안인 67% △신서천 96% 등이다. 공정률이 약 40%로 제일 낮은 삼척 석탄발전소도 LNG로 전환할 수 없다. 설비 자체가 열원에 맞춰져 개별공정에 최적화된 주문제작 시스템을 이미 갖췄고 석탄에서 LNG로 연료를 변경할 경우 추가 설계·구매·시공(EPC)등에 따르는 공기가 3∼6년 정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LNG 원료 공급을 위한 배관망이 1km당 60∼100억원 정도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게다가 LNG발전소도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일 뿐 아예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발전 방법은 아니라는 점에서 딜레마다.

문제는 계획대로 석탄발전소를 준공하더라도 탄소중립에 따라 발전소를 운영하는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석탄발전기 가동률을 줄여야 할 경우 전력 수급 문제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석탄 발전 비중이 제일 커 갑자기 이용률을 대폭 줄이면 필요한 전력을 충당할 수 없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발전원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5.6%로 가장 컸다. 당장에 신규 석탄발전소를 막으면서 전력 수급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탈원전을 포기하는 방법 뿐이다. 석탄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발전원은 29%를 차지한 원자력발전이다.

이 밖에도 LNG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이 있지만 기존 LNG 발전의 경우 발전단가가 비싸 높은 비용이 들어간다. 한국전력 전력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연료원별 정산단가가 제일 비싼 연료는 LNG로 kWh당 104.2원이다. 신재생에너지는 기후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직 비효율적이고 불안정한 상태다.

박원주 민간발전협회 사무국장은 "정부 지침에 따라 탈석탄·탈원전을 이용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펼치더라도 에너지수급을 안정적으로 하려면 백업 전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장 최신 설비나 효율을 가진 발전소가 비율이 적게 들어가므로 노후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신규 발전소를 백업 전원 확충용도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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