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8일(일)

해외자원개발, 민간 ‘덧셈’ 광물公 ‘뺄셈’…자원 안보 위협 우려 제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07 17:09   수정 2021.04.07 18: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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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 광석처리시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보유 광산 지분 매각 등 방식으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 철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보유 광산 지분을 투자 원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가격에 팔아치우는 모습이다. 이에 헐값 매각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는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법인 ‘광해광업공단’ 출범을 앞두고 자본잠식규모가 7조원에 이르는 등 경영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최근 해외 자산 매각을 서두르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투자 확대 및 국내 민간 에너지업계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 강화 양상과 거꾸로 가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세계 각 국의 치열한 자원 확보 경쟁이 활발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백신 개발과 함께 경기회복 기대감이 불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급등한 상태다. 게다가 친환경 정책에 따라 니켈과 코발트 등 가격도 치솟고 있다. 민간 기업들도 해외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도 세계 각 국들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가운데 자원 개발에 한계가 있는 우리나라가 주요 광물이 매장된 해외 광산을 매각하는 건 자원 안보에 대한 위협이 된다는 분석이다.

광물공사는 지난달 말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 지분 30%를 캐나다 캡스톤마이닝에 1억5200만달러에 넘겼다고 7일 밝혔다. 공사가 갚아야 할 부채 잔액 약 3240만달러가 포함됐다.



광물자원공사는 그 동안 2억4000만달러(약 2691억원) 정도를 투자해왔던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을 1억5000만달러(약 1682억원)에 매각했다. 이같은 매각 가격은 투자 원금의 62.5%다.

광물공사는 더 이상 신규 투자할 여력이 없어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과거 대규모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로 지난 2016년부터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해외자산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조금이나마 만회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구리 광산을 1000억원이나 손해를 보고 팔았다는 점에 ‘헐값 매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광물공사가 매각해야 하는 해외 광산은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코발트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꼬브레파나마 구리 광산 △호주 와이옹 유연탄 광산 등이다.

광물공사가 보유한 해외자산들은 앞으로 가치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광물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광물공사 보유 광산 처분을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해외자산관리위원회를 조만간 출범시키고 매각 업무를 전문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위탁할 예정이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통합법인 광해광업공단 설립 법은 광해광업공단의 업무 범위에서 광물공사가 그간 수행해온 해외 자원개발사업을 제외했다. 이에 따라 광물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서 이미 사실상 손을 뗐다.

주요 광물로 꼽히는 구리나 철광석과 4차 산업의 핵심자원인 니켈과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들이 빠른 속도로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슈퍼사이클이 도래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구리 가격은 1t당 8984달러로 전년 평균 대비 45%나 올랐다. 철광석은 지난 2일 기준 1t당 167달러로 전년 평균 대비 54% 뛰었다.

4차 산업의 핵심 자원인 니켈과 코발트 가격도 치솟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니켈은 1t당 1만6520달러로 전년 평균 대비 20%, 코발트는 5만달러로 전년 평균 대비 60%나 솟았다.

올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외자원의 자산가치가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꼬브레파나마 구리 광산은 지난달 생산량 약 3만2000t으로 100% 정상적으로 생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암바토비 광산도 지난달부터 재가동 되기 시작했다.

니켈은 전기자동차와 ESS 배터리를 생산할 때 반드시 필요한 핵심 원료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이 니켈과 코발트 등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자원 확보의 중요성에 따라 포스코, SK E&S 등 국내 대기업들도 해외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호주 로이힐 광산 투자와 관련해 1500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로이힐홀딩스 이사회는 지난달 올해 1분기 배당금을 분기 기준 최대치인 1조1700억원 정도로 결의했다고 알려졌다.

로이힐 광산은 호주 서북부 필바라 지역에 있는 호주 최대 단일광산이다. 철광석 매장량은 23억t이고 연간 5500만t의 철광석을 생산한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우수한 품질의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대만 차이나스틸 등과 함께 로이힐 광산 개발에 참여했다. 총 1조3000억원을 투자해 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연중 소요량의 25% 이상에 해당하는 1500만t의 철광석을 로이힐로부터 공급받는다.

SK E&S 지난 2012년부터 개발해 온 호주 바로사-깔디따 해상가스전에 대한 최종투자의사결정(FID)을 선언하고 매장량 7000만t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에 들어간다.

호주 북부에 위치한 바로사-깔디따 가스전은 매장량 평가·인허가·설계작업 등 개발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현재 확인된 천연가스 매장량만 7000만t 이상인데, 이는 우리나라 연간 소비량인 약 4000만t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SK E&S는 앞으로 5년 동안 총 14억달러를 투자해 오는 2025년부터 20년 동안 연간 130만t의 LNG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흐름을 역행하는 광물공사의 해외자원 광산 매각 사업을 두고 자원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천구 인하대 교수는 "자원 개발이란 10년, 20년을 생각해야 하는 분야다. 그래서 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속가능하게 자원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특히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알짜 광산을 매각한다는 건 자원 안보에 위협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해외자원 광산을 매각해야 한다고 해도 제 값을 주고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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