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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전의 올해 하반기 실적이 중요한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04 12:37

에너지환경부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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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의 올해 하반기 실적이 주목된다. 탈원전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 수도, 더욱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전이 지난해 4조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력업계에서는 "자화자찬할 게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 개선 활동이 아닌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 속 불경기로 전기사용이 줄어들면서 연료비가 저렴한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 높아지고, 전력도매가격(SMP)이 하락한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올해 흑자를 봤지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력판매량은 전년보다 줄었다. 전형적인 ‘불활형 흑자’인 셈이다.

 

실제 자회사인 5개 석탄화력발전 공기업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SMP 하락과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력판매량 감소로 전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가가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던 2018년과 2019년 한전은 잇따라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그동안의 적자가 탈원전이 아니라 높은 유가 탓이라며 탈원전 책임론 회피 및 연료비연동제 도입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지난해 유가가 떨어졌음에도 석탄발전이 아닌 원전 이용률과 전력판매량이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한전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원전 이용률보다 연료비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주장이 무색하다.  

 

또한 한전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한전의 영업실적은 원전(또는 석탄 발전) 이용률보다는 유가 등 국제 연료가격 변동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으나, 2021년부터 원가연계형 요금제 시행으로 연료비 변동분은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되고 있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여 1년여 전 시작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해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정부와 한전은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서란다. 그렇다면 연료비가 하락했을 때는 소비자 전기요금도 인하돼야 하는데 그랬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한전은 ‘2019년 하반기 이후 국제 연료가격 하락과 수요감소 등으로 연료비 및 전력구입비가 6.0조원 감소했다’며 ‘유가 등의 국제 연료가격은 5~6개월 시차를 두고 SMP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가 바로 그 시차가 적용되는 시점이다. 실적이 나왔을 때 원전과 연료비 중 무엇이 실적을 결정했다고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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