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8일(일)

전력·가스·자원 등 에너지시장, 공기업 독점체제 깨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04 16:16   수정 2021.03.05 21:12:25

-한국전력,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 생산자·소비자간 직접 거래 등 허용으로 독점에 균열

-가스공사, 민간발전사 등 LNG 직수입 물량 크게 늘어…개별가격제 도입 예정이나 참여 저조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사업 독점 둑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공익성 추구를 이유로 그간 각종 사업에서 부여됐던 독점적 지위를 더 이상 보장받기 어려워진 것이다. 

 

글로벌 경쟁체제 편입 압력에도 독점적 지배에 안주해온 국내 에너지시장의 개방화·민영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전력판매, 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개발 등 사업구조에 최근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주도 분산에너지 구축 

생산자·소비자 전력 직접거래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날 ‘지역이 주도하는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대책으로 △지역 주도의 에너지 시스템 실현 △분산형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하고 분산에너지 특구를 지정, 이곳에서 제한적으로 전력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접 전력거래(판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한전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그동안 한전은 발전사회사가 특정 지역의 대규모 석탄화력,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력거래소에 도매로 판매하면, 독점 보유한 대규모 송배전망과 판매사업 권한으로 전력 소매 사업을 독점 영위해 왔다. 

 

재생에너지전력생산자와 전기사용자 간 전력구매계약(PPA) 체결을 허용하는 법안도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한전이 독점했던 전기 판매권이 제한적이지만 지역별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에 분산되는 것이다.

 

통합발전소·배전망운영자제도의 실증도 마찬가지다. 통합발전소(VVP)란 일정규모 이상의 분산에너지를 통합해 전력시장에 입찰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재생에너지 사업자도 생산한 모든 전기를 전력거래소에 팔아야 했으나 특구 내에서는 소비자 등에게 직접 판매가 가능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특별법 제정에 따라 특구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전기를 판매하는 특례가 허용될 것"이라며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후 국회 일정에 따라 이르면 하반기 특별법 제정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발전사 LNG 직수입 확대

해외자원개발은 민간사업 지원  

 

가스공사의 LNG 수입 및 공급 독점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 

 

그동안 LNG는 가스공사가 10년 이상 장기계약으로 직수입해 민간 도시가스회사, LNG발전회사에 도매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SK E&S, GS에너지, 포스코에너지 등 민간 발전회사들이 자체 소비 목적으로 LNG 직수입을 늘리면서 가스공사의 독점 구조가 깨지는 양상이다. 한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저유가 시기가 상당기간 오래 유지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가스공사 의존 없이 직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연하고 효율적인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가스공사는 개별요금제 도입을 내년 본격 시행할 예정이나 개별요금제 참여 업무협약 기관은 지역난방공사, 내포그린에너지 등 아직까지 2곳에 불과한 상황이다.

 

광물자원공사는 그간 민간 기업과 경쟁해온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직접 수행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통합 법안에서 광물공사가 그간 직접 수행해온 해외 자원개발을 통합 공단의 사업 범위에서 제외했다. 대신 민간 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범위를 조정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조(兆) 단위가 투입된 무리한 해외자원개발로 2016년부터 자본잠식에 빠져 인력 구조조정 및 해외자원개발 자산 매각 추진을 거쳐 결국 광해관리공단과 통합됐다. 광물자원공사가 추진하던 사업은 작년 말 기준 투자비 1조6963억원(지분 76.8%)이 들어간 멕시코 볼레오 동(銅)광산 산업과 2조1945억원(지분 33%)이 투입된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8350억원을 들인 파나마 코브레파나마 동광산 사업이 대표적이다.

 

신설될 광해광업공단은 민간 주도의 해외자원 개발 사업이 시행될 때 보조금과 융자금 지원 등을 돕는다. 또 광산 지역의 환경 개선 사업도 맡게 된다. 광물자원공사가 직접 추진한 해외자원 개발 사업은 없어진다. 다만 광물자원공사가 보유한 해외 자산은 산업부에 설치될 해외자산매각관리위원회가 맡아 매각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헐값 매각을 방지하면서 절차에 따라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직원들의 고용 승계 가능성은 높지만 아직 해외자원개발 업무 폐지 등 기능이 대폭 축소되는 만큼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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