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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에너지경제신문DB |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이르는 기업 6곳의 대표주관을 맡았다. 이에 창립 이래 처음으로 IPO 주관 실적 1위 등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몸값만 최대 100조원으로 전망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냈다. 공모 금액만 10조~1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상장 후 코스피 시가총액 2~3위 회사가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올 정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화학에서 분사한 회사로 올해 IPO 시장은 물론 역대 국내 상장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KB증권은 지난해 이른바 ‘판교 2차 대전’이라고 불렸던 카카오뱅크의 상장 대표 주관사 자리에도 선정됐다. 이때 증권사들은 20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에 주관사 자리를 놓고 각 수장들까지 나서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대표주관사 선정 작업에서부터 유독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증권사들을 긴장케했다.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때부터 기업가치 산정과 고난도 질문을 던져 증권사들을 고심하게 했는데,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KB증권이 승기를 잡았다.
이 밖에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지, 한화종합화학, 원스토어, SK매직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다. 모두 조 단위의 기업가치가 전망되는 기업으로,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롯데렌탈의 공동 주관사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또 주목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KB증권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두둑한 주관 수수료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년간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으로 구성된 IPO 3강 체제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KB증권이 올해 IPO 강자로 부상한 것은 박정림, 김성현 각자대표 체제가 성공적으로 운영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KB증권은 지난 2019년 김 대표 선임 전엔 채권발행시장(DCM) 분야만 특화된 증권사로 꼽혔다. 그러나 박 대표와 김 대표가 각자대표로 각각 자산관리(WM)와 IB를 맡게 된 이후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 대표주관을 맡는 등 성과를 입증해냈다.
업계에서도 KB증권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 경영진이 수년전부터 IPO등 IB부문 강화에 힘을 써왔는데, 공들인 결과가 올해부터 부각돼 나오고 있다"며 "KB증권도 IPO강자로 올라서면서 앞으로도 대어급 빅딜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KB증권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을 방침이다. KB증권은 최근 ‘기업공개(IPO) 프로세스 개선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시켰다. 몸집이 큰 기업들의 IPO 대표주관을 맡은 만큼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업무진행 방식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연말 임원 인사에선 심재송 ECM본부장을 KB증권 내에서 유일하게 전무로 승진시키고 TF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KB증권은 IPO 업무 관련 22개 부서의 팀장급 직원 25명을 모아 IPO 프로세스 개선 TFT를 총 3개 팀으로 구성했다.
KB증권은 IPO는 물론 IB부문에서 업무 속도를 높이고, 매뉴얼을 재구성해 리스크도 낮출 방침이다. 또 추후 대책반을 운영하면서 개선 내용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꾸준히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기존 DCM 1위를 넘어 ECM, M&A 인수금융 등 모든 IB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상장 주관에서도 여러 빅딜을 수임하게 되면서 개선 사항을 점검하는 등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IPO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