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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03개 사라진 은행 영업점…폐쇄 깐깐해진 3월 '속도조절'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01 10:00

3월 1일부터 개정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 시행



외부 전문가 참여 속 사전평가 실시…공시해야



"초기에는 은행마다 속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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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3월부터 은행권에 개정된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가 시행되면서 은행들의 영업점 폐쇄 절차가 더욱 깐깐해진다. 법적 규제가 아닌 만큼 초기 단계부터 공동절차를 완벽히 준수하기는 어렵겠지만, 당국은 은행권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면서 영업점 폐쇄 속도를 늦추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DT)으로 은행들의 영업점 통폐합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속도 조절에 나설 지 주목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 은행연합회가 의결한 개정된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가 이날부터 시행된다. 2019년 6월 제정해 시행한 기존의 공동절차를 이번에 개정한 것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9일 은행 점포 감소로 금융소비자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과 노력해 나가겠다며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개정 내용은 은행이 점포를 폐쇄하기 전에 외부 전문가 참여 속에서 사전영향평가를 수행하도록 하고, 점포 폐쇄일로부터 최소 3개월 전에 총 2회 이상 고객에 알려야 하는 등 안내를 강화했다. 기존에는 최소 1개월 전에 공지했다.

또 금감원은 은행업감독규정시행세칙을 개정해 점포 폐쇄절차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분기별 업무보고서에 폐쇄 점포의 사전 영향평가 결과자료를 첨부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은행권의 영업점 폐쇄 속도가 빨라 금융소외층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영업점 수는 6406개로, 1년 전(6709개)에 비해 303개가 줄었다. 각 사 공시를 보면 주요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 영업점 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3433개로, 전년 동기(3572개)에 비해 139개가 감소했다. 은행별 영업점 수는 국민은행 1003개, 신한은행 896개, 우리은행 860개, 하나은행 674개인데, 하나은행이 1년 동안 70곳의 영업점이 줄며 가장 많이 사라졌다. 이어 국민은행 44개, 우리은행 14개, 신한은행 11개 등이 감소했다. 은행의 디지털화로 영업점을 찾는 고객 수가 줄고 있어, 영업점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은행 입장이다.

신한은행은 당장 3월 29일에 서울 성북구 삼선교 지점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지점으로 통폐합한다고 공지한 상태다. 앞서 이달 2일에는 서울 서대문구 서울상수도사업본부 출장소를 서울 중구 서소문2청사 출장소로 통폐합한다. 4월에는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출장소를 수원역점으로 합친다.

3월 개정 절차 시행으로 은행들이 영업점 통·폐합 속도 조절에 나서길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단 개정 절차에 법적 강제성이 없고 은행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한 만큼 실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란 반응도 나온다. 기존에 사전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사전 공지 기간을 1개월 전에서 3개월 전으로 늘리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단 세칙 개정에 따라 금융감독원 감독 아래서 은행들이 관련 공시를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은행권은 개정 절차를 완벽히 준수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취지에 맞게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하자는 차원에서 개정 공동절차를 마련한 것"이라며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은행마다 (준수 속도에) 차이는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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