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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역대급 이상기후…널뛰기 날씨에 때이른 산불까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2.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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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불이 나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제공 소방청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연초부터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북극한파에 이어 널뛰기하는 기온차에 대형 산불까지 불과 두 달 사이 일어난 기후 현상이다.

봄철보다 빨리 발생한 대형 산불과 빈번한 한파,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기온차 등은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시작된 기후 변화의 현상들이라 볼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습도가 감소하면 산불 발생 위험을 높인다. 또 지구온난화로 대기 순환이 바뀐 탓에 최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이례적인 한파가 들이닥치고 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건조특보와 강풍특보는 한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동해안에 산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또 한파와 포근한 날씨가 번갈아가면서 나타나는 등 이상 기후 현상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 경북 안동과 예천 등에서 축구장 357개 면적에 달하는 산불이 발생했다. 안동과 예천에서 난 산불로 산림 약 255ha가 소실됐다. 동시다발로 발생한 산불이 21시간 만에 진화됐다.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강원도 정선군 산불 20시간만에 불길이 잡혔다.

보통 산불은 봄에 발생하지만 건조한 대기와 강풍이 한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2월에도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일반적으로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에 집중되던 대형 산불 기간은 최근 5년 사이 2월에서 5월로 길어졌다.

대형 산불 기간이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지구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습도’라고 부르는 ‘상대습도’는 현재 공기가 머금고 있는 수증기의 양이 많을 수록 높다.

전국 상대습도는 지난해 10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이달에는 평년 수준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전국 상대습도는 57.9%로 평년인 62%보다 4% 정도 낮다. 다음달까지 예보된 비로도 건조함은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상대습도는 강수량으로 높일 수 있는데, 지난해 10월부터 강수량이 적어 상대습도가 평년보다 낮아지기 시작했으며 3월 초까지 예보된 비로는 건조함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산불 위험이 높을수록 지구온난화 속도도 빨라진다. 대기가 건조해지면 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공기 중 이산화탄소량이 증가하고 산소량이 감소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활발해진다.

이번 겨울에는 영하권 추위와 따듯한 기온이 번갈아 나타나는 널뛰기 날씨도 이어지고 있다. 연초 북극한파 영향으로 한반도에 영하권 추위가 몰아쳤다. 지난달 초 서울의 최저기온이 20년만에 가장 추운 영하 18.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록적인 한파가 들이닥친 이유에는 차가운 공기를 북극에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약화된 ‘음의 북극진동’이 일어나 찬 공기가 남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됐다.

이후 날씨가 풀리면서 지난달 말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3.9도까지 올라 역대 1월 가운데 가장 따뜻한 날씨를 나타냈다. 찬 공기의 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대륙 고기압이 약해지고 서태평양에서 올라온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다.

‘널뛰기 날씨’는 이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포항과 대구, 경주 등 경북 지방과 제주의 기온이 20도를 넘으며 2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지만 다시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지난 19일에는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1도를 머물다가 낮 최고기온이 8.9도까지 오르는 등 16도 차이의 일교차가 나타나기도 했다.

권원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기후센터 원장은 "한파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 지역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이런 이상 기후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진행 중인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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