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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테슬라 ‘모델Y’와 정면승부가 시작됐다. 아직 아이오닉 5의 상세 제원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가격 경쟁력, 테슬라가 주행거리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본다.
현대차가 23일 공개한 아이오닉 5의 가장 큰 특징은 상위 차급(롱레인지)의 판매가가 5000만원 초·중반대로 책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합산할 경우 실제 구매 금액이 3000만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
반면 테슬라 모델Y의 판매 가격은 6999만~7990만원에 달해 기본 가격만 최대 3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특히 정부는 올해부터 6000만원 이상 전기차에 보조금을 절반만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실구매가가 2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연출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배터리 용량을 줄인 더 저렴한 버전의 아이오닉 5도 선보인다. 아이오닉 5와 모델 Y는 크기도 비슷하고 차종도 크로스오버차량(CUV)으로 같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현대차가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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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Y |
현대차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이오닉 5에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충전기에서 공급되는 400V 전압을 차량 시스템에 최적화된 800V로 승압해 충전 시간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일부 사양에서 모델Y가 우위를 보이지만 아이오닉 5가 동급임에도 수천만원 저렴하다는 점은 이를 충분히 상쇄할 요소"라며 "보급형 시장에서 현대차와 테슬라가 승자독식을 하기보다는 다양한 가격대와 디자인의 선택지를 제공해 전체 전기차 시장 파이가 커지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체 크기는 거의 비슷하다. 제원상 차량 길이는 테슬라 모델Y가 100mm 정도 길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 거리는 아이오닉이 110mm 길다. 특히 현대차는 실내 공간을 넓게 만들어내는 능력을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 신차를 내놓으며 E-GMP라는 최적의 플랫폼까지 개발했다. 반면 테슬라는 신생 자동차 기업이라 내부 공간과 활용성, 재질, 마감 등에서 현대차에 크게 뒤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주행 감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테슬라 전기차는 사용하는 배터리 셀부터 플랫폼 등 주요 사양이 대부분 달라 승차감 등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모터 출력의 영향을 받는 가속 성능의 경우 두 모델이 비슷하다. 아이오닉 5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데 필요한 시간은 5.2초고 모델 Y 롱레인지는 5초가 걸린다.
디자인은 두 차량 모두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입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 5의 디자인 언어로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을 택했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한 디자인 요소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해 세대를 관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전조등과 후미등, 휠을 비롯해 전기 충전구에도 적용돼 아이오닉 5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정체성을 보여준다.
테슬라 모델Y의 경우 개별 모델이 멋을 내기보다는 브랜드 정체성을 계승하는데 주력했다. 앞서 출시된 모델 3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워낙 흥행한 만큼 ‘패밀리룩’을 유지하면서 공간 활용성에만 집중한 모습이다.
테슬라가 모델 Y 최하위 트림인 ‘스탠다드 레인지’ 판매를 돌연 중단했다는 점은 향후 두 차량의 경쟁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보조금을 100% 받기 위해 해당 차량의 가격을 5999만원으로 책정했지만 ‘품질 논란’에 휩싸여 계약을 받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에서 급발진·배터리 발화 등 품질 문제로 차량 수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