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오세영

claudia@ekn.kr

오세영기자 기사모음




[폐섬유 대란](중) "쓰고 나면 버려질 뿐"…손 놓은 정부·지자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2.04 16:18

지난 2018년 폐섬유 재활용률 지역별로 차이 극명

사업장폐기물이라 처리 책임은 사업주에 있어

공단·서울시 "부지 문제 등 현실적 한계 있어"

ㅓ폐섬유

▲경기도 종합폐기물 처리장에 쌓인 폐섬유(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폐플라스틱 못지 않게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폐섬유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손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별로 폐섬유 재활용률의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폐섬유는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재활용이나 소각, 매립 등 처리에 대한 책임도 사업주의 몫이다.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최소한으로만 개입하는 모습이다.

4일 환경부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역별로 폐섬유 재활용률 차이가 극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는 발생하는 폐섬유 대부분은 태워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지난 2018년 하루 평균 1.9t의 폐섬유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소각된 양은 1.6t으로 84.2%에 달했다. 재활용률은 0.3t(15.8%)에 그쳤다. 앞서 2017년 발생한 폐섬유 하루 평균 2.3t은 100% 모두 소각됐다. 반대로 같은 기간 전북에서 발생한 폐섬유(하루 평균 1.9t)는 모두 재활용됐다.

지역별로 폐섬유 처리현황 통계가 차이나는 이유는 ‘배출자 신고 기준’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폐섬유는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된다. 따라서 사업주가 신고한 재활용이나 매립, 소각 등 처리현황 등 내용을 바탕으로 통계가 기록된다. 즉 폐섬유를 재활용 업체에 파는 비용이 소각이나 매립하는 비용보다 저렴할 경우 재활용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자원순환통계 관계자는 "사업장 폐기물의 경우 사업주가 매립장으로 보냈는지, 소각장으로 보냈는지, 재활용 업체에 보냈는지를 지자체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사업주가 폐기물 처리업체를 선택해서 인계하는 방식인데 보통 재활용·소각·매립 업체들의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선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섬유 재활용 업계에서는 사업장 폐기물 처리 방식을 사업주의 선택에 맡기기보다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재활용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폐기물이 발생하는 사업장의 선택에 맡길 경우 단가에 따라 소각이나 매립률이 더 높아질 수 있으니 정부나 지자체가 나선다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폐섬유 재활용 업체 관계자는 "버려지는 섬유가 쌓여가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새로운 재활용 방안을 적용할 방법을 찾지 않고 소각량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사업장 폐기물에 대한 책임은 사업주에게 있는 만큼 강력한 규제나 지원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사업장 폐기물에 대해 마련된 제도는 폐기물을 매립ㆍ소각하는 지자체와 배출사업장에 부과하는 폐기물처분부담금이 대표적이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사업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사업주가 책임지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재활용이나 매립, 소각 등 방법을 선택하고 비용도 직접 처리하는 시스템"이라며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폐기물을 적절히 처리했는 지, 불법 폐기를 하지 않았는 지에 대해서만 관리 감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용률이 현저하게 낮은 서울시에서도 폐섬유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자원순환과 재활용기획팀 관계자는 "지난해 폐섬유 처리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하고 현재 대책을 마련하려는 단계"라며 "가장 시급한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춰지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안에 재활용 시스템을 늘리려면 부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재활용 시스템을 마련할 부지를 서울시 안에서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폐섬유의 재활용률은 최근에도 원활하지 않은 모양새다. 폐섬유를 주로 수거하는 염색업체들이 최근 코로나19 영향에 경기가 침체되면서 문을 닫는 업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환경단체에서는 폐플라스틱 뿐 아니라 폐섬유에 대한 처리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주로 폴리에스테르가 많이 포함된 혼합섬유가 많기 때문에 소각만 한다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오염 물질이 대기중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폐플라스틱보다 위기의식이 적지만 전문적인 연구나 처리 방안을 마련해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