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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특정 A를 해부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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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드라마의 내용이 특정 A와는 크게 상관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특정 A를 해부하기 위해 극 중 캐릭터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에게 투자를 결정하고 집행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하고 싶은가?

만약 당신이 누군가와 일을 같이 한다면, 어떤 이를 파트너로 삼고 싶은가?

만약 당신이 소비자라면, 어떤 기업의 리더에게 충성심을 가질 것 같은가?

첫 번째 대상자는 "서달미"(배수지 역) 이다. 고졸에 특별한 스펙도 없고 생계형 알바만 지속하지만 어느 날 스타트업 대표가 된다. 그녀는 아무리 싫은 소리를 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억울하고 화나는 상황이 생겨도 일단은 참고 그 상황을 넘기려는 전략을 쓴다.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이 강하며 때로는 허세를 부리는 행동도 한다. 서달미는 생계형 알바로 다져진 강인함과 끝까지 하겠다는 집념, 시행착오를 견뎌내는 맷집과 신뢰가 있다. 그녀가 이끄는 기업은 ‘빈말을 하지 않는 신뢰로움’을 표방하고 싶어 한다.

두 번째는 "남도산"(남주혁 역) 이다. 삼산텍 창업자이자 천재적인 코딩실력을 가진 엔지니어 이다. 그는 수학 올림피아드 최연소 대상을 수상하고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취미는 뜨개질 이고 스스로는 디테일이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매일 똑같은 체크무늬 셔츠를 입는다. 창업하고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성과가 없다. 남도산은 그만이 가진 천재성과 그에게만 있는 기술적 재능에 미묘한 차이와 강박적 루틴함을 가졌다. 그가 이끄는 기업은 ‘천재가 이끄는 비상함’을 표방하고 싶어 한다.

세 번째는 "원인재"(강한나 역) 이다. 학력, 미모, 재력 모든 것을 가진 스타트업 네이쳐모닝의 수장이다. 아버지의 재력과 인맥으로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하고 승승장구 하는 금수저이다. 그러나 언뜻 보여 지는 것과 달리 실제로 실력도 갖췄기에 시장의 장악은 당연한 결과 값 이다. 원인재는 아버지에게서 보고 배운 실력과 저력, 혁신성과 인맥이 있다. 그녀가 이끄는 기업은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는 혁신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

도입부 초반에 제시한 각각의 질문들에 대한 입장이 달라서 3명의 인물특성을 바탕으로 어떤 개인을 선택하는 것과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것은 다를 지도 모른다. 과연 그럴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위의 세 사람들이 가진 스타트업에 필요한 요소들은 무모함에서 나오는 혁신성,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 있는 안목, 시행착오를 견뎌내는 맷집, 생계와 생존이 아닌 강력한 동력, 타인에게는 없는 기술성,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강인함, 인적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넓은 인맥, 그리고 자본과 신뢰 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리더로 믿고 신뢰할 수 있다는 것과 그 리더가 이끄는 기업을 신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런 사람이 나의 친구나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기업을 이끄는 수장과 기업에서 일을 하는 사람, 그리고 기업의 가치로움에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가진 공통성 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위의 질문들의 답은 같거나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만약 기업을 진단하는 것처럼 미리 사람을 파악한다면, 그리고 기업의 가능성을 전망하는 것에 대표의 특성을 분류하고 평가한 예측치가 들어간다면, 스타트업의 성패를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지표로만 파악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 값은 스타트업에 부족한 외적 요소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을 넘어서서 무엇이 부족하며 어떻게 채워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신뢰를 표방한다는 모토를 갖는 서달미의 기업은 회사구성원들이 유사한 특성들을 가졌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들이 혁신성과 동력까지 겸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기술적 비상함’을 모토로 가진 남도산의 기업 역시 대표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구성원들로 이루어져있겠으나, ‘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 둘’을 할 수 있는 강인함과 웬만한 일에도 굴하지 않을 뻔뻔함으로 시행착오를 견딜 맷집은 없을 수 있다. 원인재 대표가 가진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혁신성’이란 모토도 더 이상 자신이 최고가 아니며, 이를 뒷받침할 인맥과 바탕이 없다면 더 이상의 새로움은 없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제안을 할 수 있다. 기업은 곧 대표 자신이나 마찬가지이므로, 기업진단용 체크리스트가 아닌 대표자 자신을 판단하고 평가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각각의 스타트업 대표에게 무엇이 강점인지, 혹은 부족한지에 대해 확인하고 이를 채울 수 있는 전략을 알려주는 것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그럼 이제 대표자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데 어떤 요소들이 필요할지 생각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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