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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의 자존심’ 신한자산운용-KB자산운용, ESG 경쟁 ‘활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21 16:19

신한금융-KB금융 ESG 사활...운용사 물밑경쟁

신한운용, 2005년 SRI펀드 설정...5년 수익률 90%

국민연금 책임투자운용사 선정..ESG '합격점'

KB운용, ESG&PI실 신설...ESG 체계적 관리 의지

ESG 펀드라인업 강화...순자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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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신한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연초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ESG 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두 운용사 역시 각 그룹사의 명운을 걸고 ESG 영역을 개척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이들은 보다 체계적으로 ESG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조직 신설은 물론 펀드 라인업 확대, 투자처 물색 등 다방면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신한자산운용, SRI펀드 원조...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운용사 가운데 ESG 펀드를 가장 빠르게 내놓은 곳은 신한자산운용이다. 신한자산운용의 ‘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는 지속가능경영을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아직 국내에 ESG가 확산되기 전인 2005년 11월 설정됐다. 최근 1년 수익률은 46.79%, 5년 수익률은 무려 90.72%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SRI 펀드 답게 우수한 수익률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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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자산운용은 펀드 설정을 넘어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이 지난해 11월 풍력발전투자펀드인 ‘신한그린뉴딜에너지전문투자형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을 설정해 전라남도 완도군에 17.325MW 규모의 풍력발전설비를 설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신한자산운용은 작년 10월 국민연금공단의 국내 주식 부문을 담당할 책임투자형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책임투자에 우수한 역량을 지닌 운용사로 인정을 받았다.

이렇듯 신한자산운용이 대내외적으로 ESG 경영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ESG 위원회를 통해 ESG 경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주력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ESG 위원회는 위원장인 CIO(최고투자책임자)를 필두로 리서치센터, 부동산, 대체자산 등 각 운용역들이 수시로 모여 ESG 관련 상품과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한다. 신한자산운용 측은 "투자 영역이나 활동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종합자산운용사 최초로 ‘기후행동원칙선언문(TCFD)’을 선포한 것도 자산운용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기후변화 요소를 반영하겠다는 신한자산운용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 KB자산운용, ESG&PI 실 신설...펀드 라인업 강화


신한자산운용에 맞서 KB자산운용도 ESG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들을 이어가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연초 조직개편에서 이현승 대표이사 직속으로 ESG&PI 실을 신설했다. 이는 최근 자산운용에서 ESG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ESG 부문을 체계적으로 관리, 육성하고 운용 등을 보다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부서다.

특히 KB자산운용은 ESG 관련 펀드 라인업을 확대하며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2200억원 규모의 ESG 채권펀드를 설정했다. 지난해 인프라펀드에 이어 KBESG성장리더스펀드, KBSTAR ESG사회책임투자ETF, KB글로벌ESG성장리더스펀드를 내놓은데 이어 ESG 투자 영역을 채권형펀드로 넓힌 것이다. 아직 국내 ESG 채권은 전체 채권 발행시장에서 1~2%에 불과하지만 향후 ESG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상품을 출시해 투자자들의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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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은 기존에 내놓은 펀드를 넘어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친환경테마 EMP 펀드, 그린본드 등을 추가로 출시할 방침이다. 기존에 KB자산운용이 내놓은 ESG 펀드들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이 기세를 몰아 ESG 투자 영역을 확대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복안이다. 일례로 KBSTAR ESG사회책임투자ETF 순자산은 작년 초 73억원에서 이달 현재 1658억원으로 1년새 무려 20배 넘게 성장했다.

이렇듯 신한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ESG 경영에 열을 올리는 것은 ESG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그룹사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그룹의 전략/지속가능부문(CSSO) 산하에 ESG 기획팀을 신설하며 올해 ESG 경영에 보다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신한자산운용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ESG 역량을 기반으로 한국의 ESG투자 대표운용사로 입지를 다진다는 복안이다.

KB금융그룹의 ESG 경영에 대한 의지도 만만치 않다. KB자산운용은 윤종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 환경을 위한 기후변화 전략 고도화 △ 사회를 위한 책임경영 내재화 △ 투명한 지배구조 확산 등 세 가지 전략방향을 제시하고 각 전략별 중점 영역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ESG 금융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통해 지속가능금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어느 부문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각 부문별로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전략을 세우고 금융그룹 내 모든 그룹사가 이에 발맞추는 것이 ESG 경영의 핵심"이라며 "ESG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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