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09일(화)

[여헌우의 눈] 핀셋을 내려놓는 용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18 15:00   수정 2021.01.18 15: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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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은 되지만 킥복싱은 안 된다."

새해 벽두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린 ‘코로나19 방역 형평성 논란’을 잘 요약한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피로감이 한계치에 이른 상태에서 합리적인 기준 없이 집합금지 업종을 발표하다 보니 잡음이 컸다. 급기야 일부 자영업자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집단행동을 펼쳤다.

"이번 생에 내 집 마련은 포기한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수도권 주택 가격을 보며 서민들이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일부 지역을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면 곧바로 주변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며 전반적인 집값이 ‘급상승’한 게 배경이다. 서울을 규제하니 경기도 집값이 오르고, 경기도에 손을 대면 서울 거래가격이 다시 뛰는 식이다.

사회적 약자를 울렸던 코로나19 방역 혼선과 부동산 정책 실패의 공통점은 ‘핀셋’에 있다. 정부가 직접 핀셋을 들고 나서 모든 것을 결정하다 보니 현장에서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방역 관련 집합금지 업종을 고를 때는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마스크 착용 유무 등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선을 정해야 했다. 식당에서 밥은 먹을 수 있지만 카페에서 커피는 마실 수 없다? 무작정 핀셋으로 업종을 찍으니 나타난 모순(矛盾)이다. 앞서 정해 놓은 합의선은 ‘쩜오(.5)’가 발표되면서 무너졌다. 거리두기 2.5단계 다음은 3이 아니라 2.75단계가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정책 실패에는 어떤 부연이 필요할까. 서울 접경 지역 전체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으며 경기도 김포를 뺀 선택에 수많은 서민들이 울었다. 김포를 규제하니 또 파주 집값이 올랐다. 정부가 콕 찍은 지역 주위를 돌고 돌아 다시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는다. 풍선효과를 우려한 수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은 허공을 떠돌았을 뿐이다.

코로나19 방역 형평성 논란과 집값 상승은 일정 수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어떤 집합금지 기준을 만들었다 해도 모든 이해관계자가 만족했을 리 없다. 시장에 유동성이 차고 넘치는 와중에 부동산이라는 자산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정부는 방향이 잘못됐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정책을 다시 만들 ‘용기’가 없었다. 그간 핀셋을 내려놓지 못한 것은 사회적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비롯했다고 믿는다. 앞으로는 그 핀셋을 내려놓을 줄도 아는 용기를 보여줬으면 한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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