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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콜드체인은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면서 최종 소비지까지 저장·운송하는 유통 체계를 말한다. 원래 농산물 중에서도 극히 일부 품목에 사용되는 제한된 시장이었지만, 온도에 민감한 백신 등의 의약품이 대거 등장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들여오는 백신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제외한 모더나, 화이자 백신은 콜드체인이 필수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보관 적정 온도가 영하 70∼80도이고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이에 제약사뿐 아니라 반도체·물류·IT기업 등이 백신 유통 사업권을 따내려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다만 정부는 아직 백신 유통을 담당할 사업자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다. 제약사 중에는 콜드체인 유통회사인 용마로지스와 GC녹십자랩셀, 경남제약 등이 백신 운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용마로지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정한 의약품 보관 조건대로 백신과 의약품의 일정 온도를 유지하며 배송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용마로지스는 현재 국내 의약품 배송의 70% 를 담당하는 물류회사다. 특히 지난 7일 용마로직스는 삼성SDS와 한국초저온과의 모의실험을 통해 백신 유통 준비에 나섰다. 한국초저온이 보관한 백신을 용마로직스가 운송하고 삼성SDS 물류플랫폼 ‘첼로’를 활용해 유통 과정에서 적정온도가 유지되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파악하는 방식이다.
회사측은 "현재 영하 20도의 백신은 차량으로 배송이 가능하며 특수보관 용기를 도입하는 방식 등을 이용해 영하 70도로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도 운송이 가능하다"며 "수주가 성사되면 곧바로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 계열사의 모든 물류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GC녹십자랩셀도 유력한 코로나 백신 유통 기업으로 점쳐지고 있다. GC녹십자랩셀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온도 트래킹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회사는 여기에 초저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드라이 아이스 패키징을 장착하면 얼마든지 콜드체인 유통을 진행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GC녹십자랩셀은 그간 GC녹십자의 백신 외에도 정부과제로서 국내 코로나 검체 운송을 전담으로 맡는 등 다양한 의약품 유통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정부가 코로나 백신 물류 관련 가이드 라인을 발표하지 않아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면서도 "GC녹십자랩셀은 이미 정부와 함께 코로나 검체 긴급 운송 등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콜드체인 유통 역시 무리 없이 진행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남제약은 의약품 콜드체인 솔루션 전문기업인 한울티엘과 손잡고 코로나19 백신 유통 채비를 마쳤다. 한울티엘은 국내 의약품 물류 시스템 전문 기업으로, 영하 70도에서 120시간 이상 전원공급 없이 콜드체인 운송이 가능한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콜드체인 사업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의 대량 생산 못지않게 콜드체인 유통 기술도 중요해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면서도 "단순히 콜드체인 기술을 보유하는 것뿐 아니라 제대로된 보관·운송 능력을 갖췄는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 전문 업체 리포트링커는 지난해 1527억달러(약 165조 원) 규모였던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 규모는 2025년 3272억 달러(약 355조 원)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