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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표 ‘전기차 마스터플랜’ 현대차그룹 ‘E-GMP’ 베일 벗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2.02 14:19

차세대 전기차 전용 통합 플랫폼 공개…세단·SUV·고성능차 적용 가능



초고속으로 18분에 80% 충전···"2025년까지 100만대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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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표 ‘전기차 마스터플랜’의 핵심으로 꼽히는 ‘E-GMP‘가 베일을 벗었다. E-GMP는 그룹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되는 기술집약적 신규 플랫폼이다. 18분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완충 시 5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내년 출시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차 ‘CV’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 정의선 회장 야심작 ’E-GMP‘ 빨리 충전해서 멀리 간다

현대차그룹은 2일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를 열고 자사 플랫폼의 기술적인 특장점과 새로운 고속화 모터, 배터리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동안 대부분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에 배터리만 장착해 전기차로 제작해왔다. E-GMP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차체 구조와 섀시, 모터, 배터리를 적용한 전용 플랫폼으로 기존 전기차와는 ‘근본이 다른’ 상품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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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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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E-GMP 기반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km 이상까지 주행할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초고속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 안에 80%까지 충전도 가능하다.

또 E-GMP는 모듈·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이기 때문에 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단, 고성능차 등 다양한 차종에 적용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환경과 유행에 따라 발 빠르게 신차를 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정의선 회장은 E-GMP를 개발하면서 안전성과 공간 활용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현대차는 탑승객과 배터리 안전을 위한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대시보드 앞부분은 PE 시스템(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을 대체하는 전기차 구동 시스템)과 고전압 배터리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배터리를 차체 중앙 하단에 배치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 기반 전기차와 달리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이 축소돼 실내 공간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정의선 회장이 기아차 시절부터 강조해온 ‘디자인 경영’에도 적합하다. G-EMP는 짧은 오버행(차량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의 거리)과 긴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차축 간 거리)로 개성 있는 실내외 디자인도 구현할 수 있다.

아울러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새롭게 개발한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배터리 등을 탑재하고 크기와 무게를 줄여 성능과 효율을 최대로 끌어 올렸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도 눈에 띈다. E-GMP 기반 전기차는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하되 400V 충전 시스템용 급속충전 시설도 별도의 부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최근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위한 초고속 충전 인프라가 늘어남에 따라 멀티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캠핑 장소 등 야외에서 전자 제품을 작동시키거나 다른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한 일종의 보조배터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V2L‘(Vehicle to Load) 기술도 장착했다.

◇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 출시···글로벌 연 100만대 보급 목표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공개한 E-GMP뿐 아니라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대비한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일찍부터 많은 공을 들여왔다. 2009년 최초의 전동화 모델인 하이브리드카를 국내에 선보인 이래 2010년 블루온 전기차를 시범운행했고, 2015년에는 모든 타입에 걸친 전동화 차종(HEV, PHEV, EV, FCEV)의 양산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 전망에 따라 새로운 전동화 아키텍처, 고성능 구동 시스템, 차세대 배터리 등 전동화 기술 역량을 선제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한편 전기차 모델 역시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올 2025년까지 계획한 전동화 모델 44개 차종 중에서 전용 전기차 11종을 포함해 전기차가 23개 차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연간 100만 대를 판매해 명실상부한 전기차 글로벌 최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8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첫 적용될 예정인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IONIQ)’을 론칭하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우선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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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E-GMP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해 선보일 신차 렌더링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기아차 역시 중장기 미래 전략 ‘Plan S’에 기반한 모빌리티 및 전기차 사업체제로의 혁신적 전환을 진행 중이다. 9월에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2027년까지 CV와 고성능 모델을 비롯해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용 전기차 모델 7개의 스케치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은 "현대차그룹이 앞서 선보였던 전기차들은 뛰어난 효율로 고객들의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기존의 우수한 효율성에 더해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차급까지 그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독자적인 배터리 생산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독자적인 생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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