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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 ㈜이도 사외이사 |
이달 초 제11회 아시아리더십 컨퍼런스(ALC)가 열렸다. ‘코로나 이후: 세상을 바꾸는 리더십, 새로운 100년을 위하여’를 주제로 전 세계 정치 지도자, 기업인, 석학 등 160여 명이 60여개의 세션에 참가해 코로나 이후 인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지혜를 모았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톰 핑크 베어링자산운용 글로벌회장, 이규성 칼라일그룹 CEO 등도 참석했다. 이번 ALC에서도 ESG세션 좌장을 맡은 필자도 ‘ESG: 뉴 노멀 시대의 새로운 투자지표’라는 주제로 글로벌 전문가들과 인사이트를 나눈 후, ‘Non financial is more financial(비재무적인 것이 더재무적이다)’이라는 선언으로 ESG세션을 결론지었다.
최근 ESG 즉 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미 주요 선진국에게는 표준이 된 ESG투자는 화석연료, 갑질, 자료미공개 등과 관련 있는 기업을 투자에서 제외하거나 자체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 점수를 매겨 투자의사결정에 반영한다. 특히 코로나 사태는 ESG투자가 수익률에서 전통적인 투자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와 같은 예상치 못한 위기 이전에도 ESG 리스크를 잘 관리했던 기업이 위기가 닥쳤을 때 주가 변동성과 파산 위험성이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ESG관련 신사업 기회를 선점한 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ESG 글로벌 Guru들의 생각은 어떨까?
네덜란드계 자산운용사인 NNIP의 아드리 하인스브루크 책임투자부문 대표는 "ESG투자는 수익성과 별개로 생각해선 안된다. ESG관련 책임있는 기업은 미래 위험에 잘 대비하며 투자자는 이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여 투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는 이러한 판단에 ‘돋보기’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ESG관련 책임있는 기업의 사업모델 및 지배구조의 성과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NNIP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총 370조원 규모의 운용 자산 중 3분의 2 이상 ESG를 고려해 투자하고 있고, ESG를 고려한 주식 펀드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지난 8월 말 기준 13.17%에 달했다고 한다. 이는 동 기간 MSCI 선진국시장세계지수를 약 4% 웃도는 성과다.
레베카 미쿨라 라이트 ‘기후변화에 관한 아시아투자자 그룹(AIGCC)’ 국장은 "2021년부터 기업들의 2050 탄소중립 이행 경과를 매년 공개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기업들의 2025년 및 2030년 중단기 경과도 포함될 예정이다"라며 "투자자에게 필요한 ESG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투자자는 기업이 의도하지 않은 가공된 정보를 사용하게 된다"라며 정보공개의 중요성을 엄중하게 강조했다.
ESG전문가로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전망과 제언이 우리나라 금융기관 및 기업에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투자자의 ESG관련 정보공개 요구가 집요해질 것임은 물론, 투자자들이 공개된 기업의 정보와 실제 이행이 일치하는지 모니터링하며 일치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투자전략이나 경영전략을 최종 판단하는 의사결정자(최고경영자 혹은 이사회)가 ESG를 직접 챙기도록 요구할 것이다.우선 투자전략이나 경영전략의 최종 의사결정자가 ESG이슈를 깊게 이해해야 한다. 이사회나 사장단교육 등을 통해 우리 회사의 투자자들이 어떤 맥락에서 ESG 요구를 하고 있고 특히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지, 우리 회사는 무엇이 부족한고 어느 부분에 특별히 집중할 것인지, 투자자를 활용하여 오히려 경쟁우위의 기회로 삼을 수는 없는지를, 최종 의사결정자가 주도적으로 고민하고 판단할 시점이다. 전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부회장이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ESG관련 ETF(상장지수펀드)인덱스에 포함되는지가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래 기업가치를 좌우할 사안이라면 ESG를 회사내에서 누가 챙겨야 하는지 명확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