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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앞둔 건설사 CEO]⑤ 김형 대우건설 사장, 도시정비분야 선방…실적 부진은 부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1.30 07:40

대우건설, 2019년 영업익 전년比 42% 감소…올해 3분기도 작년 대비 4.5% 축소
도시정비사업 1조클럽 진입할 경우 성과로 기록될 듯

[에너지경제신문 권혁기 기자] 현대건설에 입사해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 부사장을 거친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지난 2018년 6월 이석 전(前) 삼성물산 부사장과 양희석 전 두산건설 사장, 현동호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을 제치고 대우건설 사령탑에 앉은 김형 사장은 내년 6월 7일로 임기가 끝남에 따라 연임을 위해서는 올해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2019년 1분기 영업이익은 985억원이다. 전년 6월에 임명된 만큼 해당 분기의 실적이 ‘첫 단추’라고 볼 수 있었지만,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6% 축소됐다. 2019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3640억6100만원으로 2018년(6287억3300만원)보다 42.1%가 빠졌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0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 줄어든 상황이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실적 면에서 ‘김형호(號)’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여타 경쟁 건설사들 역시 작년보다 쪼그라든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점에서는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김형 사장은 선임된 후 대우건설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리뉴얼 했다. 2018년 수도권 주요 도시정비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던 대우건설은 이듬해 6월 장위 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7월 고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등을 연달아 수주하며 8600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올해는 △8월 대구 앞산점보 재개발정비사업(1937억원) △10월 창원 상남1구역 재건축정비사업(1734억원) △11월 남양주 덕소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3670억원) 등 총 7341억원을 수주하며 작년 성적에 성큼 다가섰다. 현재 코오롱글로벌과 경쟁 중인 흑석11구역(4501억원)을 따낼 경우 도시정비사업 ‘1조 클럽’ 진입도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24일 사업비만 3조2000억원에 달하는 구리시 한강변 도시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산업은행 컨소시엄인 ‘A.I. 플랫폼시티 사업단’에 시공주간사로 참여하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 성과도 있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LNG 플랜트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전사 차원의 전략 수립과 수주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런 전략을 기반으로 지난 5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원청 자격으로 나이지리아 LNG트레인7의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에서 2조669억원 규모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LNG 액화 플랜트 원청 참여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올해 초에도 베트남 하노이 인근 스타레이크시티의 한 구역에 KDB산업은행, KB증권 등과 복합빌딩을 개발하는 46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에는 울산 북항 에너지터미널 1단계 LNG 패키지 건설공사를 SK건설과 함께 수주했다. 9월에는 터미널 2단계 LNG 패키지 건설공사도 따냈다. SK건설과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를 구성한 대우건설은 설계, 구매, 시공, 시운전 등 모든 업무를 원청으로 공동 수행한다.

그러나 김형 사장의 연임에 실적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만 못하다"면서 "작년 성적도 좋지 못한 상황이라 실적만 놓고 본다면 연임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대 대우건설 사장 중 연임 사례가 드문 것도 김형 사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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