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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에너지환경부 기자 |
산업부 등 정부부처에서는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한 결과가 징계로 돌아오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나’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산업부 장관을 지낸 정 총리가 직접 나서 후배들을 격려한 것은 다른 정치인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검찰 수사 중 소신 있게 세종시까지 가서 공무원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적극 행정을 주문한 것이다. 특히 정부·여당이 검찰의 월성 1호기 관련 수사를 "검찰 쿠데타" "정권을 겨냥한 정치 수사"라고 공격하고 있는 와중이라 정 총리의 이같은 행보는 더욱 눈에 띈다.
또한 일만 잔뜩 시켜놓고 일 터지면 나몰라라 했던 기존 관가의 문화에도 경종을 울렸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2018년 4월 월성 1호기를 2년 반 더 가동하겠다고 보고한 원전 과장에게 "너 죽을래"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자료폐기와 증거인멸은 적극행정이 아니다. 직원들의 그런 행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문서 삭제 행위는 올바르지 않다. 관련규정에 따라 조사를 거쳐 관계자 문책 등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정 총리는 후배 공무원에 대한 의리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산업부 후배들은 정 총리의 방문과 격려에 큰 힘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산업부 직원들은 행사장에 들어선 정 총리를 큰 박수로 환영했다. 산업부는 정 총리가 산업부 장관 시절 참석한 주요 행사를 담은 영상을 만들어 시연했고, 영상 마지막에선 "우리의 영원한 선배님, 정세균 국무총리님의 산업부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썼다. 그는 2006년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9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정 총리의 이번 행보로 상급자의 지시를 충실히 따른 실무자들만 피해를 보던 관가의 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