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1월 17일(일)

에너지경제

윤곽 드러난 바이든 내각...'트럼프 뒤집기' 탄력 받을까

박성준 mediapark@ekn.kr 2020.11.24 14: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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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된 차기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핵심인물(사진=바이든 트위터)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각 및 백악관 참모 인선을 본격화하면서 ‘트럼프 뒤집기’를 표방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가 한층 구체성을 띠게 됐다.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핵심 인물의 지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인선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동맹을 토대로 한 미국의 위상이 복원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23일(현지시간) 바이든 인수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은 국무장관에 낙점됐다. 국가안보보좌관에는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참모로 일했던 제이크 설리번, 국가정보국(DNI) 국장에는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35년 경력의 흑인 여성 외교관이자 국무부에서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를 지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가 각각 지명됐고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의 최대 역점 과제 중 하나인 기후변화를 담당할 대통령 특사로 활동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성명을 내고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 있어 흘려보낼 시간이 없다"며 "취임 첫날부터 (국제무대) 테이블의 상석에 미국의 자리를 되찾아오고 세계를 최대 도전에 맞서도록 결집시키고 우리 안보와 번영, 가치를 증진하도록 나를 돕는데 준비된 팀이 필요한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안보 인선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대 국무장관으로 낙점했던 건 공직 경험이 없었던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렉스 틸러슨이었다.

차기 국무장관에 지명된 블링컨은 ‘외교관을 하라고 길러진 사람’ 같다는 평을 받는 베테랑으로, 바이든 대선 캠프의 외교정책을 총괄해온 최측근 인사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특히 바이든이 부통령일 때 그의 안보보좌관으로서 이란 핵합의(JCPOA)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은 상원 인준을 거쳐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이란핵합의 등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우선주의를 천명하며 발을 뺀 각종 국제무대 및 합의에 미국을 되돌려놓는 역할의 최전선에 설 예정이다.

국가안보보좌관에 낙점된 설리번은 현재 43세로 젊지만 외교안보 분야에서 풍부한 경력을 지닌 베테랑으로 꼽힌다. 바이든이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재임한 2002∼2008년에는 상원 외교위 총괄국장으로 보좌했고 이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의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설리번은 이란 핵합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대선 때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외교총책을 맡기도 했다.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요직을 거치며 짧은 기간에 외교안보를 관장하는 경험을 쌓은 셈이다. 중요 외교·국방 정책을 결정하고 조정하는 NSC를 이끄는 국가안보보좌관은 상원 인준을 거칠 필요가 없다.

블링컨과 설리번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하고 동맹 복원과 미국의 주도권 회복을 골자로 한 정책 수립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캠프 내 외교 분야의 핵심 2인방으로 불리기도 한다. 두 사람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실무협상을 중시하는 단계별 접근법,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대북 제재 필요성, 비핵화 합의 마련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라는 바이든 당선인의 해법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35년 경력의 흑인 여성 외교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가 유엔대사에 발탁된 점도 눈에 띈다.

국무부에서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까지 지내고 2017년 물러난 토머스-그린필드는 현재 바이든 인수위원회가 구성한 전문가 그룹 ‘기관검토팀’에서 국무부 담당 팀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유엔대사를 특히 장관급으로 격상해 국가안보회의에 참석시킬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즈(NYT)는 전했다. 다자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유엔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셈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니키 헤일리 이후 유엔대사를 장관급 직책에서 제외했다.

기후변화 특사로 활동할 케리 전 장관은 오랜 공직생활 동안 기후변화 문제를 다뤄왔던 만큼 2015년 버락 오마바 행정부 때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서명한 인물이다. 또 2050년까지 순수 탄소배출 ‘제로’(0) 도달을 목표로 한 초당적 기구를 출범했다. 2004년 본선에서 패하긴 했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정도로 당내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로 통한다.

바이든 당선인이 민주당의 대표적 정치인이자 외교 분야에서 중량급 인사를 기후특사로 임명한 것은 그만큼 기후변화 대응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정책 뒤집기에 대한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인선은 인종과 성별로 골고루 기용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6명의 이날 인선 대상자 중 헤인스 전 부국장과 토머스-그린필드 전 차관보 등 2명이 여성이다.

DNI는 CIA 등 미국 내 모든 정보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으로, 헤인스 전 부국장이 이 자리에 오른다면 여성으로선 처음이다. 토머스-그린필드 전 차관보가 내정된 유엔대사 역시 장관급으로 격상해 NSC 참석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외신이 보도한 바 있다. 또 마요르카스 전 부장관이 상원 인준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이민자 중 처음이자 라틴계로서도 첫 국토안보부 장관이 탄생한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_는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에 대한 경험을 강조한 인사"라면서 "3명 모두 정부 고위직에서 오래 일한 경험과 제도에 대한 깊은 존중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했다.

NYT도 "블링컨과 설리번은 공통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좋은 친구 사이로 외교사안에 있어 바이든의 목소리가 돼 왔다"면서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기조에 대한 공격을 주도한 것도 이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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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AP/연합)


한편, 차기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 후보자에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외신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재무장관 후보자에 옐런 전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공식 지명 후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옐런 전 의장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미 통화정책을 지휘한 그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노동시장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4년의 재임 기간에 기준금리를 5번밖에 올리지 않았고, 임기 말에서야 비로소 금융위기 시절 양적완화에 따라 연준이 매입한 4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2018년 임기를 마친 옐런 전 의장은 연임을 희망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앉히면서 단임으로 물러나야 했다.

퇴임 후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근무한 옐런 전 의장은 대선 전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에게 경제 정책에 관해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바이든 캠프 주최 비공개 경제 브리핑에 참석한 사실이 크게 보도된 바 있다.

옐런 전 의장의 재무장관 지명은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탈환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으로서는 정치적으로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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