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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밀봉 유니트, ‘짝퉁’ 아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2.05.02 08:36
국내 업체가 국산화 개발한 원전 부품이 짝퉁 논란에 휩싸였다.
여러 일간지들이 마치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외국산 정품을 모방한 짝퉁 부품이 원전에 사용되고 있다’며 앞 다퉈 보도하고 있다.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이 긴급 보도 자료를 내고 ‘짝퉁’이 아니라 국산화 개발한 ‘정품’이라고 밝혀도 변명으로 치부한 채 짝퉁 논란을 이슈화시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짝퉁이 뭔가. 짝퉁은 ‘고급 브랜드의 상품을 모방해 만든 가짜 상품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한 마디로 가짜라는 말이다. 이들 보도대로라면 한수원이 원전에 고급 외국산 부품을 모방해 만든 가짜 부품을 넣었다는 얘기다. 이들이 지목한 부품은 ‘밀봉 유니트’다. 밀봉 유니트는 원자로 중성자검출기의 이동용 안내관을 밀봉하는 기능을 가진 부품이다. 물론 이 부품을 국산화 개발하기 전까지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나 아레바 같은 외국 회사에서 전량을 수입해 썼다. 다른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 부품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비싸지면서 부담이 커지자 한수원은 국산화를 결정했다. 언제까지 수입사의 횡포에 휘둘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수원 직원이 외국산 제품을 국산화 개발업체에 넘겨주었을 것임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부품이 지구상에 하나 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발명품도 아니고, 성능과 기능이 일반화돼 있어 벤치마킹 차원에서 이 부품을 제공한 것을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하기는 어렵다. 죄라면 이 과정에서 뇌물성 금품이 오간 것이다. 금품을 수수한 직원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수년 동안 국책과제로 개발한 국산화 제품을 짝퉁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국산화 개발한 거의 모든 부품처럼 밀봉 유니트 역시 지난 2010년 3월 국내 한 기업이 자체 개발된 것이다. 한수원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개발 선정품으로 지정된 부품이다. 개발선정품은 연구개발과제로 선정돼 한수원과 공동 또는 협력해 개발하거나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품을 규정에 따라 검토해 지정하는 것으로 특허청의 특허까지 취득한 제품이다. 국산화 정품이라는 얘기다.

한수원은 지난 2009년 11월부터 3개월 동안 실물은 물론 설계도면 제작공정과 성능시험 등 철저한 성능 확인을 거쳐 적합함을 확인했고 제품개발 완료 후 제3의 관련 전문기관인 한국인정기구 한국표준협회 TRA국제인증원 등으로부터 내진 내압성능 등을 재확인 받았다.

무엇보다 이 부품은 기존 외국산 대비 성능과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있으며 작년 5월 고리 3호기에 설치한 이후 현재까지 양호한 성능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품을 벤치마킹해 개발하면서 성능과 기능을 향상시킨 국산품 모두를 짝퉁으로 치부한다면 원전설비 뿐 아니라 조선 반도체 등 거의 모든 설비나 부품이 짝퉁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비록 벤치마킹 대상이 외국 제품이었을지라도 성능과 기능 그리고 가격 면에서 탁월한 제품을 특허까지 받아가며 개발한 것을 짝퉁이라고 싸잡고, 마치 안전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 정품을 사용한다는 명분하에 국산화는 포기한 채 가격과 납기를 제 마음대로 주무르는 수입사의 횡포를 고스란히 감내하는 것이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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