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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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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베트남 석탄 火電 투자도 강행?…"28일 이사회 결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8.20 16:02

여권·환경단체 등 진보진영 반대론 넘어설 수 있을 지 주목

▲삼천포 석탄화력발전소 전경. 한전은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이 이번에도 환경단체 등 진보진영의 반대를 넘어설 수 있을까? "

한국전력(사장 김종갑)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 붕앙-2 석탄 화력발전소 사업 투자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전의 투자 결정 여부가 최근 정치권과 정부, 업계, 시민단체 등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전의 결정이 이처럼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집권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일각과 환경단체들이 한전의 해외 화력 발전사업을 강력 반대하고 있어서다.

앞서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석탄화력발전 사업과 관련 한전은 진보진영의 반대론에 부딪쳐 진통을 겪다가 지난 6월 가까스로 이사회를 열어 ‘원안가결’로 투자 강행을 결정했다.

한전의 베트남 화력발전소 사업 투자는 한전이 최근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직접 투자를 추진하는 것과 모순된 행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진보진영으로부터 거센 반대론에 휩싸였다.

민주당 일부와 환경단체들의 주요 반대논리는 한전의 해외 석탄 화력발전 투자가 정부의 국내 에너지전환 정책과 엇박자를 낸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자국의 환경 및 안전을 우려해 ‘탈석탄·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해외에선 이런 우려를 무시하고 석탄 발전을 추진한다는 얘기다. 이들 진보진영은 특히 베트남 붕앙-2 석탄 화력발전소의 경우 사업성도 없다고 꼬집는다.

반면 한전측은 해외 석탄 화력발전소 투자가 해당 국가의 에너지 정책과 투자요청에 따른 것일 뿐만 아니라 베트남 붕앙-2 석탄 화력발전소의 경우 사업성이 높다고 반박한다. 에너지업계는 우리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한다고 이런 투자에 한전이 나서지 않으면 다른 국가의 에너지업체가 투자할텐데 그렇게 되면 명분에 사로잡혀 눈 앞의 이익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더 나아가 업계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등 국내 그린뉴딜 추진, 전기료 인하를 내용으로 하는 전력요금 체계 개편 등 정책과제 수행을 위해 막대한 투자금이 소요되는데 한전의 이런 투자를 막으면 어떻게 투자금을 조달하느냐는 현실적 문제도 제기한다. 정부의 공공 정책과제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통한 한전의 수익창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린피스,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 10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중단을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한전의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대해 7900만 달러(약 958억원),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투자계획은 883만달러(약 106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분석됐다"며 "한국 정부는 그린뉴딜을 추진하는 한편 베트남 붕앙-2와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지구는 새로운 화석연료 발전소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성환 의원도 꾸준히 한전의 해외사업이 수익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전 측은 즉각 반박했다. 한전 관계자는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베트남 정부의 전원개발계획(7차)에 반영되어 추진되는 사업으로, 공공성,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최종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분석적 계층화 과정) 결과가 사업성 있는 것으로 평가받은 0.523으로 나와 사업 추진의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대주단(한국수출입은행, 일본국제협력은행, 기타 상업은행)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분야별 자문사(재정, 기술, 법률 등)를 활용해 엄격한 검증을 마치고 금융 지원을 확약한 사업"이라며 "한전 내부 위원회 검증 결과, 내부 기대 수익률이 높은 우량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까지 해외사업을 통해 누계 매출액 35조 원, 순이익 3조9000억 원의 성과를 창출했다"며 "한전은 국내외에서 신재생사업 확대 등을 통해 환경 친화적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탈석탄·탈원전을 하는 것은 그렇다쳐도 해외에서 요청하는 사업도 하지 말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한전은 아시아, 중동, 중남미, 북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을 포함한 전 세계 26개국에서 47개 프로젝트를 통해 화력·원자력·신재생·송배전·신사업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 추진 중이며, 해외사업을 통해 국내 전기요금 인하, 민간기업 동반성장 및 산업경쟁력 강화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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