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장혜원

dalgu@ekn.kr

장혜원기자 기사모음




서울 집값 86주째 상승…강남·용산 내려도 중저가 지역 강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0.02 11:29

누적 상승률 17.6%…종전 최장 상승기 두 배 웃돌아
강남·서초 8주째 하락…서대문·동대문·성북·노원 상승
함영진 “외곽 상승폭도 둔화…거래량·실거래가 지켜봐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최장기간 상승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넷째 주(9월2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09% 올랐다. 이로써 서울 매매가격은 작년 2월 첫째 주부터 86주째 올라 종전 최장 상승 기간인 2020년 6월 둘째 주∼2022년 1월 셋째 주(85주) 기록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86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강남3구와 용산구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서울 전체 상승폭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은 도심·외곽 지역이 오름세를 이어갔다. 선호 지역의 공급 부족과 전월세 시장 불안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금리 부담과 세제 개편에 따른 매물 증가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넷째 주인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연휴 미발표 기간을 제외하고 86주 연속 올라 종전 최장 기록인 85주를 넘어섰다.


이번 상승기의 누적 상승률은 17.60%로, 2020년 6월부터 시작된 종전 최장 상승기의 누적 상승률 7.71%를 두 배 이상 웃돈다. 상승 기간뿐 아니라 가격이 오른 폭도 커졌다.




다만 최근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다. 서울의 주간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9%에서 다섯째 주 0.22%로 낮아진 뒤 5주 연속 축소됐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의 약세가 서울 전체 상승폭을 낮추고 있다.


강남·용산 약세에도 중저가 지역 상승…수요 이동 지속될까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0.56%, 서초구가 0.33% 하락해 나란히 8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송파구도 0.19% 떨어져 4주 연속 하락했다. 용산구는 0.01% 내려 22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반면 서대문구는 0.41%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대문구와 성북구는 각각 0.36%, 노원구는 0.34% 상승했다. 강남권과 한강벨트가 상승을 주도하던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은 지역으로 상승의 중심이 이동한 모습이다.


주택 가격별 대출 한도와 고가 주택을 겨냥한 세제 개편이 지역별 차이를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출 여력과 세 부담에 따라 매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이 달라지면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으로 실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랩장은 본지에 “높은 매매가격과 대출 부담으로 매수 진입장벽이 큰 반면, 서대문·동대문·성북·노원 등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아 실수요자의 접근이 용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수요 이동이 지속될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함 랩장은 “풍선효과나 키맞추기가 지속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최근에는 이들 지역도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어 수요 이동이 계속 이어질지는 거래량과 실거래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호 입지 공급 부족·전월세 불안…매매시장 상승 압력

장기 상승의 배경에는 선호 지역의 공급 부족과 핵심 입지에 집중된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도심 주택 공급은 사업 추진부터 실제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에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함 랩장은 “서울 아파트값의 장기 상승은 선호 지역의 주택 공급 부족, 핵심 입지에 대한 수요 집중,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임차 비용이 오르고 원하는 지역의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지면 일부 실수요자가 주택 구입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 역시 실제 입주 물량으로 연결되기까지 시차가 있다. 공급 계획의 규모와 함께 부지 확보, 인허가, 착공 등 사업 진행 속도를 살펴야 하는 이유다.


금리·세제 변수…하락 전환은 매물·호가·실거래가 함께 봐야

향후 시장의 주요 변수는 금리 부담과 세제 개편이다. 종전 최장 상승기에는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집값 상승을 뒷받침했지만, 현재는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8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연 4.66%로, 2022년 11월 4.74%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담대 금리는 4개월 연속 상승했다. 금리 부담이 더 커지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의 구매 여력이 줄어 중저가 지역의 상승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제 개편에 따른 매물 출회 규모도 관건이다. 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도 물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매물이 일부 고가 지역에 집중되거나 급매물 소진 이후 다시 줄어들면 서울 전체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서울 전체 상승폭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하락 전환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중저가 지역의 수요가 얼마나 유지되는지, 매물이 늘면서 실제 거래가격까지 낮아지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함 랩장은 “수도권에서는 전월세 매물 부족이나 가격 상승이 매매 수요로 전이되는 현상이 있었다"며 “서울 전체 집값이 하락 전환하려면 매수심리 위축뿐 아니라 매물 증가, 매도 호가 인하, 실거래가격 하락이 함께 나타나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