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제1발전소(왼쪽 1호기, 오른쪽 2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정부가 대미 전략투자 사업으로 검토 중인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 사업비를 단순 환산하면 원전 1기당 20조원을 넘어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신한울 3·4호기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규모 자금이 장기간 투입되는 원전 사업인 만큼 실제 한국 측 부담액과 투자수익률, 자금 회수 구조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원전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비 등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논의되는 대형 원전 8기의 사업비는 총 1200억달러 수준이다. 환율을 달러당 1380원으로 적용하면 약 165조6000억원으로, 1기당 약 20조7000억원이다.
이는 국내에서 건설 중인 신한울 3·4호기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APR1400 2기를 건설하는 신한울 3·4호기의 총사업비는 약 12조원으로 1기당 6조원 수준이다. 미국 원전의 단순 환산 사업비가 약 3.45배 많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두코바니 사업은 APR1000 2기를 짓는 사업으로 설계·구매·건설·시운전과 핵연료 공급 등을 포함해 총사업비가 약 26조원으로 알려졌다. 1기당 약 13조원으로 계산하면 미국 원전은 이보다 약 70% 높은 수준이다.
다만 1200억달러를 국내외 원전 건설비와 단순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 한미 간 협상에서 거론되는 1200억달러가 원전 8기의 EPC 비용 전체를 의미하는지,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 및 금융지원 등을 포함한 사업비인지 등 구체적인 투자 구조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미국 원전의 규모와 노형, 투자 방식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협상 중이라는 입장이다.
구 의원은 이에 따라 정부가 한국의 실제 부담 규모와 예상 수익률, 투자금 회수 방식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전략투자특별법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대미투자를 추진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전 8기의 노형 구성도 국내 원전업계의 실익을 좌우할 변수다. 현재 미국 측 웨스팅하우스의 AP1000과 한국형 APR1400을 함께 건설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AP1000 비중이 커질 경우 국내 기업의 참여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구 의원 측 주장이다.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소수 지분을 확보해 미국과 제3국 원전 사업에서 국내 기업의 참여 기회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 의원은 “미국 측이 제안한 1200억달러가 실제 원전 8기의 EPC 건설비 전액인지, 한국의 지분투자와 금융지원 등을 포함한 포괄적 투자한도인지에 따라 경제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정부가 그동안의 협의 과정과 투자 조건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전체 투자액 2000억달러와 연간 투자한도 200억달러를 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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