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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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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덮친 ‘AI 속도조절론’…트럼프가 구해줄까 [머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9.14 17:30

오픈AI·앤트로픽 “AI 개발 속도 늦춰야”
삼성전자 4%·SK하이닉스 6% 급락

트럼프 “AI서 중국 앞서야…승자가 결국 이긴다”
美서 AI 규제 가능성 낮아…“단기 변동성은 확대”

코스피, 6,600대 마감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미국 선두 인공지능(AI) 기업들이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AI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주장이지만 미중 AI 패권 경쟁이 맞물려 있는 만큼 실제 개발 속도가 크게 둔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과 오픈AI는 최근 AI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을 보다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첨단 AI 모델 개발 경쟁의 속도를 일부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공개한 장문의 글에서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첨단 AI 시스템 개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동조했다.




또 최근들어 앤트로픽, 구글 연구원들이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류의 종말을 이끌 수 있다는 경고를 하며 줄사표를 내기도 했다.


미 의회에서도 AI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기술업계와 정부가 협력해 AI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슨 의장은 AI 기업들을 향해 “여러분의 제품이 안전하도록 보장할 기업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 자신의 메시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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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사진=AFP/연합)

AI 속도조절론이 부상하자 글로벌 금융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1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26% 내린 6684.37에 장을 마쳤다.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4.05% 급락해 25만원선을 내줬고, SK하이닉스는 6.35% 폭락했다. 오픈AI 투자사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13% 급락했고,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도 6% 넘게 밀렸다. 중국 반도체 기업 CXMT 역시 3.6% 하락했다.


AI 개발이 늦어질 경우 차세대 AI 모델 학습과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와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기업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클라우드 업체에도 파장이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버코어ISI의 마크 마하니 애널리스트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계획은 기술업계 전체에 매우 큰 파급효과를 미친다"며 “두 회사가 연구개발(R&D)과 채용, 설비투자를 대폭 줄인다면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차루 차나나 삭소뱅크 수석 투자전략가도 로이터통신에 “단기적으로 이러한 경고는 AI와 반도체주에 계속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현재 이들 종목의 밸류에이션에는 강한 수요뿐 아니라 기술 발전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까지 반영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어 “시장 기대치가 이처럼 높은 상황에서는 개발이 조금만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돼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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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다만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실제로 AI 개발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AI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발전한 나라"라며 “솔직히 나는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AI에서 승리하는 자가 승자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드레일을 만들 수도 있고 이것저것 할 수도 있다"면서도 “이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 되는 매우 부정적인 세력들이 이를 들고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 AI 기업들은 개발 속도를 늦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딥시크와 Z.AI 등 중국 업체들은 잇따라 새로운 AI 모델을 출시하고 신규 자금 조달에도 나서며 미국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AI 기업들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개발 속도를 늦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가 규제가 되입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했다.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는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연기하거나 향후 6개월 동안 AI 모델 사전학습을 중단한다고 밝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행동이 나와야 이번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I 기업들의 잇따른 경고가 실제 성장 둔화를 가리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냉소적인 시각도 나온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앤트로픽과 오픈AI의 경고를 “과장과 허풍"이라며 “실제로 통제하기 어려운 성장 둔화를 가리기 위한 명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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