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무용의 새로운 도약, 무용진흥법 제정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배현진 의원실
세계 정상급 발레리노 김기민, 발레리나 박세은 등 세계적 무용수들을 배출해 온 한국 무용계가 존폐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K-컬처에 대한 글로벌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 문화예술의 대표적 한 축인 한국무용은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된 채 생태계 붕괴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대한무용협회 등 국내 무용관련 단체들과 무용인들로 구성된 '범무용계 생존연대'는 18일 '대한민국 무용계 생존과 미래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무용진흥법 제정 등 정책적 관심과 지원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생존연대는 호소문에서 “김기민, 박세은, 전민철 등 세계적 무용수들이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며 우리 문화예술의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이러한 성과와 위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무용계의 현실은 매우 절박하다"고 호소했다.
생존연대에 따르면 한때 전국 52개에 이르던 대학 무용관련 학과는 현재 30개 정도만 남아 있으며, 전문교육을 받은 청년 무용인들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전공을 포기하는 상황이다.
무용의 사회문화적 가치와 국제적 성과에 비해 국가적 지원체계 역시 충분하지 않다고 생존연대는 강조했다. 개별 단체와 무용인의 생존을 넘어 무용예술의 창작, 공연, 교육, 연구, 복지, 일자리가 선순환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우선 생존연대는 '무용진흥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앞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지난해 3월 무용진흥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술, 문학, 국악 등 다른 문화예술 분야는 각 개별 법률이 마련돼 있는 반면 무용은 독자적인 법이 없는 상황에서 국립무용원 건립 등 무용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같은 해 4월 국회 공정회까지 개최됐지만 현재까지 소관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생존연대는 “수년째 논의돼 온 무용진흥법을 조속히 제정해 무용분야의 선순환 생태계를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무용 전용극장과 무용연구기관 및 연계 활동시설의 확충, 학교교육에서의 무용교육 강화 등 무용예술 발전을 위한 중장기 국가계획을 법제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전국단위 무용행사 및 무용인 지원기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국·공립 무용단과 지역기반 전문무용단을 확충해 청년 무용인의 일자리를 확대하며, 무용 창작 및 공연에 대한 공공지원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무용인들은 지난 9일 전국 무용인 1만명의 참여를 목표로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이 서명운동에는 조흥동, 최청자, 배정혜 등 거장들을 비롯해 전국 200여개 독립무용단과 전국 국·공립무용단원, 젊은 무용가들도 대거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연대는 “인공지능(AI)과 비대면 환경이 확산되는 시대에 신체예술활동과 대면교육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교육에서 무용교과의 독립과 무용교육의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며 “무용은 공연장, 무대기술, 조명, 음향, 의상 등 다양한 전문인력과 시설이 필요한 종합공연예술인 반면 현재의 지원은 제한적인 만큼,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지원금이 실질적인 창작과 예술인의 활동에 투입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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